[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예고한대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면서 북한 내부에서 김 부부장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해 국회 정보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장 염려되는 것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다. 그것까지 하면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17일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김 부부장의 '파괴 지시' 이후 곧바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민 의원은 이날 국방부 보고 내용을 소개하며 "김여정이 말한 다음날부터 (건물 1·2층에서) 불꽃이 관측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이치빔(H빔)으로 세운 건물을 폭파할 때는 빔을 미리 절단해야 한다"면서 폭파를 위한 사전 작업과정에서 불꽃이 관측된 것으로 설명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폭파를 예고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것과 관련해선 북한 내부에서 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김 부부장이 이달 초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행'으로 공식 승격했다고 보도했다.
관련해 전 미국 정부 북한 분석가였던 레이철 민영 리는 워싱턴 포스트에 "북한 관영 매체가 김 제1부부장의 발언을 기사와 집회, 인민 반응의 기준점으로 내세우면서 '이례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취했다"며 "이는 다른 비백두혈통 지도자에 비해 김 제1부부장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평가했다.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해 "사악하지만 영리하다"며 "북한이 개성공단 시설물들까지 파괴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 것을 보면 상당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제일 걱정되는 것은 북한의 (비무장지대) 진출이 아니라 군사도발이고, 전세계적으로는 개량화되고 진전된 무기 체계로 도발하는 것"이라며 "제일 염려되는 게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다. 그것까지 하면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말하는 건 지켜진다"며 "그렇지 않으면 독재국가가 견디지 못하기 때문인데, 일부에선 희망 섞인 판단이 있지만 그렇게 안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추가적 군사 도발 가능성도 점쳤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8일 국정원으로부터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공동사무소 폭파와 관련한 내용들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사진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