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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여야 남남갈등 버리고 힘모아야
입력 : 2020-06-18 오전 6:00:00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예고대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관계가 전쟁위기까지 거론되던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이런 와중에 야당에선 '대통령 직까지 걸어야 한다'·'웃음거리가 됐다'는 비판을 내놨다. 남북관계 수습이 시급한 때 우리 정치는 남남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남북관계 경색국면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연이은 도발성 메시지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김 부부장의 담화를 보면 향후 군사 도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현재로선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의 군사지역화에 이은 추가 조치가 우려된다.
 
결국 우리 군은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했고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조치가 시행될 경우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대화의 끈을 놓지 않던 문재인 정부는 김 부부장의 발언을 놓고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안보 위협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야당은 비이상적 행동을 보인 북한을 비판 대상으로 삼기보단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선 대통령 직을 내려놔야 할 수 있다는 지적과, 대북정책이 파산 선고를 맞은 것이란 주장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우리 정부의 굴종적인 모습은 웃음거리가 됐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도발 징후 때마다 발생하는 남남갈등의 한 면이다.
 
북한도 우리 정치 내 갈등을 조롱거리로 삼고 있다. 장금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담화문에선 "제 집안내부에서도 굴욕적인 저자세정책, 북하명에 굴종하는 정책이라는 비난공세를 수다하게 받았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남북관계를 다시 2년 전으로 되돌릴 순 없는 노릇이다. 우리 정부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현 상황을 타개해가야 한다. 정치권에선 진보와 보수, 좌우 진영을 넘어 대결구도에 기댄 낡은 이념대립을 걷어내고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실용의 길을 걸어야 한다.  
 
여야는 이번 안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통합당은 국회에서 국방위·외통위·정보위 등 3대 외교 안보 상임위에 참여해 남남갈등 유발이 아닌 초당적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보수와 진보 정권의 교체때마다 극단적으로 바뀌는 대북정책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변화 가능성이 남아있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동인 정치팀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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