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과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미관계 개선 등의 정책적 변화가 있을 때 그 위상을 높이며 최종적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선 '실질적 2인자'라고 평가했다.
22일 정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첫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여정 부부장이 군 통치권도 행사하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은 답을 내놨다. 그는 "백두혈통이라고 하는 자기네들 용어처럼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면서 실질적인 2인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부장이) 군사행동과 관련된 것을 총참모부에 넘기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군사적인 전문지식보다는 본인이 2인자로서의 실질적인 역할을 하면서 임무 분담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남북동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해 김 제1부부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선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 장관은 "실질적인 악역은 밑에서 (김 제1부부장이) 담당을 하고 나중에 최종적인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미관계 개선이나 정책적인 변화가 올 때는 (김정은이) 위원장의 이름으로 위상을 더 확고히 하려는 부분이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접근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북한의 현 행위가 군사행동 아니냐는 질의에 정 장관은 "9·19 군사합의와는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다.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파기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군사합의와 관련된 내용은 직접적으로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들을 한 사안이기 때문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당 내에선 9·19 군사합의가 판문점 남북 정상 선언의 후속조치에 따른 것인만큼 9·19 군사합의 역시 파기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북한의 의중에 대해선 "북한 내부적으로 대북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다. 한편으로 책임을 우리에게 넘기면서 내부적으로 체제를 결속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대북 정책을 확실하게 전환하하는 메시지가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이 예고한 대남 비방 전단 살포와 관련해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정밀 감시하고 있다"며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천200만장의 각종 '삐라'(대남전단)를 인쇄했다"며 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