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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연장·변경은 되나요?"…미국행 한국인 발동동
24일 이전 유효 비자 소지 못하면 입국 제한
입력 : 2020-06-24 오후 3:12: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미국의 한 IT기업에 입사하기로 했다. H-1B비자를 발급 받기로 했는데, 비자 변경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H비자 발급이 막힌다고 해서 신분 변경도 못하는 건지 신규발급만 막히는 건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올해 미국의 한 IT기업에 취업이 예정된 미국 거주자 A씨는 H비자 문제로 걱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인의 취업을 봉쇄하기 위해 일부 취업 및 교류비자 발급을 올해 말까지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행을 준비하거나 비자 변경을 계획 중인 한국인들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달 24일(현지시간) 시행됐으며 12월31일 만료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L-1비자로 근무중인 주재원 B씨도 비자 연장이 가능한지 알아봤다. B씨는 “작년 비자 연장을 신청했는데 이번 행정명령에 비자 연장도 적용되는 건가 싶어 변호사에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다행히 A씨와 B씨의 경우 이번 행정명령과는 무관하다. 이번 미국 비자 발급 중지는 신규비자발급에 대한 것으로 비자의 체류나 연장에는 무관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다만 올해 하반기 미국 현지에 사업 주재원으로 갈 예정이던 C씨의 경우 미국 입국이 힘들어졌다. C씨는 “L비자 발급을 위해 인터뷰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행정명령이 떨어져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C씨의 경우 기존 유효 비자를 소지하지 못한 상황으로 미국행이 어렵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전문직 근로자에 대한 H-1B 비자와 그들의 배우자에 대한 H-4 비자, 해외에서 미국으로 주재원을 보낼 때 사용하는 L-1 비자, 비농업 분야 임시 근로자에 대한 H-2B 비자, 문화교류 비자인 J-1 비자 일부 등 5개 종류의 비자를 새로 발급하지 않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행정명령 시행일인 24일 이전에 유효 비자를 소지하지 못한 경우 신규 비자 발급이 제한, 미국에 입국할 수가 없게 됐다.
 
트럼프가 이같은 행정명령에 나선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실업률 증가가 있다. 미국은 코로나29의 여파로 지난 2월부터 실업자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외국인의 취업 프로그램이 미국 구직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로 최대 52만5000개의 일자리가 외국인 대신 미국인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같은 행정명령을 통해 백인 노동층의 지지를 얻을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내 IT 기업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IT 및 첨단 기술 기업들은 H-1B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전문직 근로자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H-1B 비자를 신규 발급받은 직원이 3000명에 달한다. 
 
아마존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성명을 통해 “고숙련 전문직이 입국해 미국의 경제회복에 기여하는 것을 막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반발했으며, 팀 쿡 애플 CEO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은 늘 다양성에서 강점을 가졌고, 아메리칸 드림의 약속에서 희망을 찾았다”며 “둘 다 없으면 새로운 번영도 없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도 “이민은 우리가 장려해야 하는 것이지 규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외국 기업 주재원에게 발급하던 L-1 비자와 기술 분야 전문직 그로자에 발급되는 H-1B비자 신규발급이 막히면서 한국인들의 미국 현지 취업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시행일 이전에 유효한 비이민비자 또는 여행허가서를 발급받아 소지한 경우 해당되지 않는다. 로이즈 국제법무팀은 이번 핸정명령에 대해 “이미 해당 비자 소지자로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거나 미국 밖 지역에 체류하더라도 시행일인 24일 이전에 발급받은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다면 입국 제한에 해당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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