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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펀드 대란에 WM사업 먹구름…은행권 공모펀드 대안될까
상품 불신에 사모펀드 판매 급감…공모 시장은 자금 순유입 추세
입력 : 2020-06-28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최근 잇따라 불거진 펀드 부실사태로 시중은행의 자산관리(WM)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은행권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불신이 커진데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강화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 기조에 은행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 WM부문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모펀드 판매가 중단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공모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 4월 기준 23조3784억원으로, 전년 동월 28조81억원보다 16.5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불완전판매 논란에 환매중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속적으로 사모펀드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들도 펀드 대란을 비켜간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판매규모가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급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7조3437억원이었던 판매잔액이 1년 만에 3조5498억원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3조8061억원에서 2조6189억원으로 31.2% 줄었다.
 
금융정의연대 회원들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라임사태’ 신한은행 사기혐의 조사촉구 진정서 제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라임자산운용 관련 펀드 판매문제가 있었던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3조9269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4.5% 감소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시중은행들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판매가 늘었다. 지난해 4월 5조1642억원 수준이던 판매잔액이 지난 4월 기준 7조3683억원으로 42.7% 증가한 것이다. 다른 은행들이 부실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은행들 스스로 사모펀드 판매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펀드 부실이 또 어떻게 터질지 몰라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초저금리 시대에 예대마진만 바라보기 힘든 상황에서 펀드 판매도 공모 중심의 상품을 고려하는 등 내부적인 판매 전략과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은행에서 판매한 공모펀드 판매규모는 조금씩 늘어났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은행권 공모펀드 판매잔액은 79조612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85% 증가했다. 전체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지난 4월 약 13조4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공모펀드가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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