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2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대규모 사모펀드 피해 배상 문제가 리딩뱅크(선두 은행) 실적을 가를 변수가 될 예정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는 코로나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7%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하락폭은 지주사별로 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8822억원이다. 신한지주가 2분기 순이익 8551억원(-20.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KB금융은 지난 분기 내눴던 1위 자리를 되찾을 전망이다. 사모펀드 이슈를 비켜난 KB금융과 달리 신한지주의 사모펀드 보상액 등이 반영된 결과다. 업계는 신한지주의 사모펀드 관련 손실인식 비용으로 약 1500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KB금융이 1조6211억원, 신한지주가 1조8046억원으로 나타나 하반기 실적 방어가 리딩금융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금융와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6169억원, 4568억원으로 추정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4%, 30.5% 감소한 규모다. 이에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67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2567억원)보다 17.8% 감소했다. 지난 1분기만 해도 합산 순이익은 2조837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788억원)에 비해 1.4% 수준 줄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도 실적 약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대출자산 증가와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 개선이 얼마간 실적 방어에 영향을 줄지 관심사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추가 충당금 등은 예상보다도 보수적으로 적립할 가능성이 높지만 금투·카드·캐피탈 등 비은행들의 이익 개선이 금융지주사 실적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