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들의 자금조달 금리인 코픽스가 또 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픽스와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주택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주담대를 포함한 대출 금리는 내리면서 부동산 과열 현상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6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 취급액 기준 0.89%로 전월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연 1.63%를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줄어들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0%대로 떨어진 것도 지난 2010년 2월 관련 공시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1.48%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떨어졌고,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0.08%포인트하락해 1.18%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 하락으로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잇따라 하향 조정된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산출되기 때문에 잔액 기준보다 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한다. 당장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신규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코픽스 변동분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에 이어 다른 은행들도 1%대 주담대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지난달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 대출은 급증했다. 한국은행의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6월 말 기준 928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주담대는 5조원 가까이 늘어난 685조8000억원 규모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거래가 늘고 대출 수요도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저 수준의 금리가 대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6월 한 달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04년 이후 6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정부가 지난 6·17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대출에 대한 고삐를 조이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초저금리로 인해 대출에 대한 가계 이자부담이 줄면서 부동산 과열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를 막으면서 생긴 풍선효과로 보인다"며 "더구나 저금리 상황에서 향후 주택 구매를 고려한 가수요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픽스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연 1%대 금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