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권 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여파에도 상반기 선방한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하반기에는 비용 절감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규제와 저금리 기조 강화로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뚜렷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지주들은 하반기 코로나에 따른 위기관리와 재무건정성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신사업 확장 등 적극적 경영활동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관리비 관리 등 비용 절감 방안이 하반기 경영전략에서 핵심 화두로 꼽히고 있다.
실제 한 금융지주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전 부서에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으로 주문했다고 알려졌다. 은행지주 관계자는 "상반기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대출 총액은 늘고 비은행 부문 실적이 개선되면서 선방했다"며 "하반기는 분위기가 달라 금융권에서도 위기관리 경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금융업종 특성상 고정비 지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판관비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신경 쓸 것"이라고 했다.
상반기 은행권 실적에서도 판관비 지출 규모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깜짝 실적으로 기록한 하나금융의 경우 판관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금융지주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8% 줄어든 반면, 하나금융은 오히려 11.7% 증가하며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판관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곳도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이 유일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판관비가 1조7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과 지난해 특별퇴직 실시로 인건비 절감 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영업이익 대비 판관비를 뜻하는 영업이익경비율(CIR)도 43%대까지 낮췄다.
신한금융도 상반기 CIR은 42.5%도 0.01%p 낮아졌지만, 판관비는 같은 기간 2조4692억원으로 2.8% 늘었다. KB금융의 상반기 판관비는 1.5% 증가한 3조456억원, 우리금융도 지난해 상반기 1조6958억원에서 올해 1조7896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관비를 줄이면 수익성을 높아지지만, 금융권에서 판관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전사적 차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들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지주들이 하반기 비용절감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위기관리를 강화한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