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들이 배달 주문건수, 카드 가맹점 정보 등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안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핀테크와 이종업종 간 협업도 활발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존 금융 데이터에 기반한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해 비금융 데이터 등의 빅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출자의 신용능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신용평가가 어려웠던 사회 초년생과 소상공인 등 금융 소외계층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카카오(035720) 플랫폼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용평가모델에 강점을 보이며 인터넷은행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케이뱅크도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에
KT(030200)의 통신 데이터를 연계하고 있지만, 이를 타 업종의 비금융 데이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행들의 신용평가모델은 업권 내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라며 "KT의 통신 데이터와 함께 300만여 곳의 비씨카드 가맹점 정보를 통해 신용평가 작업을 더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은 주요 주주사인 KT와 비씨카드, 우리은행 등과의 협업을 강조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이 신용평가모델을 하반기 내 출시 예정인 소상공인 대상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도 대안적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배달 주문 정보를 토대로 신용등급을 보완할 수 있는 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소상공인 맞춤형 대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 배달 주문건수와 재주문율, 광고상품 이용기간, 이용자 후기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가 활용된다. 신한은행도
SK텔레콤(017670)과 함께 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한 신용평가모델과 대출 상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축적한 비금융 데이터들은 이들의 금융 자회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이종업종 간 데이터 결합이 중요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추진되면서 대출 시장뿐 아니라 금융업 전반에 이런 경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한 핀테크 엑스포 전경.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