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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인상되는 배달수수료…가장 큰 문제는 '깜깜이 책정 구조'
배달업계 구성원마다 입장차 확연
입력 : 2020-09-01 오후 4:47:47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코로나19로 배달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생각대로 노원·송파·서초지사 등 곳곳에서 배달수수료를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배달 생태계 구성원들은 배달수수료 상승 원인이 서로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들은 배달대행사, 배달대행사는 라이더와 쿠팡이츠, 라이더는 배달시장 전반의 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복잡한 배달 단계와 불투명한 수수료 산정 방식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배달 라이더들이 서울 강남구에서 배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지역배달대행사들은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코로나19로 수요는 늘어나는데 쿠팡이츠가 라이더 공급을 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건당 3000원에서 3500원이던 배달수수료를 쿠팡이츠가 1만2000원에서 2만원까지 끌어올리면서 배달생태계를 교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라이더 이탈을 막기 위해 결국 더 높은 배달비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배달수수료 상승분은 모두 라이더에게 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기본 배달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한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이런 구조를 설명하며 "우리는 500원 인상분에서 1원 한 푼 가져가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생각대로나 바로고 등 배달대행 본사는 개별 배달대행사가 설정하는 가격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들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개별 지역배달대행사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기만 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배달대행사들의 이런 주장에 쿠팡이츠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단지 시장가에 맞게 배달비를 책정했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다른 배달대행사가 묶음 배달을 허용하는 반면, 저희는 '1배차 1배송'을 원칙으로 해 비쌀 수밖에 없다"며 "한 번에 3~4개씩 배달하는 라이더들이 1개만 배달하고도 동일한 매출을 낼 수 있도록 하려면 기존가의 3~4배 높은 배달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배달 라이더들의 경우 배달수수료 상승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한다. 라이더의 인건비가 지나치게 낮게 측정돼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소비자도 식당도 지금까지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강조한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배달수수료가 오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500원, 1000원 오르는 것으로 화제가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바로고에서 쿠팡이츠로 소속을 옮긴 한 라이더는 "쿠팡이츠는 기본 건당 수수료가 5000원으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쿠팡이츠에서 일할 것"이라며 "쿠팡이츠가 크게 밑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이 가격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배달대행사나 라이더들이 한몫 크게 잡으려고 한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모두가 다 어려운 상황에서 배달수수료를 올리면 자신들의 부담만 는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A씨는 "수수료가 오른 만큼 배달팁이나 음식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줄 거고, 그렇다고 이걸 우리가 다 떠안기엔 남는 게 너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소비자단체는 누구도 납득하기 힘든 이 상황은 결국 '깜깜이 수수료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배달앱, 배달대행본사, 지역배달대행사, 라이더, 소상공인이 각각 얼마를 가져가고 얼마를 부담하는지 공개되지 않아 어디가 어떻게 문제인지, 이게 납득할 만한 가격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지현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는 내 편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오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알 수 없어 손해 보는 구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며 "결국 배달비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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