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들이 급증하는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신용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한 방안들을 본격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와 한도 축소, 심사 강화 등의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들어 신용대출 급등세가 계속되자 은행권에 대출 조절 필요성을 권고한 상태다. 5대 은행들에는 오는 25일까지 은행별 신용대출 현황을 점검하고 대출 총량 축소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은행들은 우선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조정하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와 신용대출 일부 상품의 우대 한도를 축소했다. 거래실적 우대금리는 0.1%포인트 올렸지만 신규고객과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정책우대금리는 0.3%포인트 내리면서 우대폭이 0.2%포인트 줄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 기준 개선과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 조정이 있었다"며 "이번 우대금리 변경에서 실적 우대로 우대금리 혜택을 받는 항목은 커져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우대금리 적용 폭과 수준을 조정해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또 금융당국이 전문직을 포함한 특수직 대출 한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 만큼 고소득·고신용자를 중심으로 고객별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높은 대출 수요로 은행들의 영업전은 당분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금리는 이미 상향 조정됐다.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취급액 기준 0.8%로 하락하면서 석 달째 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5대 은행 기준 주담대 금리는 현재 연 2.23~3.88% 수준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시장대응 차원에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에 1%대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11%,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최저 2.61%로 상향됐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