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여야 대표를 잇달아 찾아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여야는 "경제계의 의견을 듣겠다"면서도 공정경제 3법 추진 의사를 분명히했다.
22일 오전 박 회장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약 10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여당 중심으로 추진되던 공정경제 3법에 야당마저 동의 의사를 나타내면서다.
김 위원장은 박 회장과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용만 회장이 경제 3법에 대해 경제인 나름대로의 우려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박 회장의 우려에 "우리가 경제 관련 법을 다루면서 한국 경제에 큰 손실이 올 수 있는 법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적절히 심의하는 과정에서 (경제계의 의견을) 반영할 테니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과거 경제민주화 법안 추진 당시에도 일부 반대가 있었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제 민주화와 관련된 공약을 내가 만들었는데 그때 만든 공약은 지금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기업인들이 우려하는 것과 일반적 상식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니 어느 정도 접합점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같은날 오후 이낙연 대표를 만나서도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우려를 재차 표했다. 그는 "기업들은 기업대로 생사가 갈리는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는데 기업을 옥죄는 법안이 자꾸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라며 "규제와 제한을 높이면 과도한 입법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토론의 장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저희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 방법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문제점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재계는 상법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 공정거래법의 일감 몰아주기 기준 강화·전속고발권 폐지 등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박 회장의 요구에 "공정경제 3법 추진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경제계도 이해해주셔야 할 것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는 데 동의하실 거라 믿는다"며 "그 방향으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갈 것이냐 방법을 만드는 데 경제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계의 의견을 들으면서도 공정경제 3번의 기본 방향에 대해선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