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우리나라 가계자산은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게 문제"라며 "100세 시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50 대 50의 적정 비중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토마토TV>가 공동 주최한 '2020 은퇴전략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우리나라 전체 가계자산의 부동산 비중은 평균 79%로, 60대 이상 가정의 경우 81%까지 비중이 늘어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일본도 지난 1990년 전체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60%에 달했지만, 지난 30여년 간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에는 미국과 같은 30%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0 은퇴전략포럼'에서 '노후의 자산관리, 패러다임을 바꾸자'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일본은 지난 1995년 집값이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떨어지면서 전체 부동산 자산 비중도 줄 수밖에 없었다. 세입자 권리가 강하기 때문에 부동산 실물 투자보다 리츠나 펀드와 같은 부동산 관련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일도 잦았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도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 가계 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할 위험이 있다"며 "인구 구조와 저성장 국면 등으로 일본과 같은 부동산 하락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힘들다"고 짚었다.
전체 부동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2인 가구 비율은 지난 1980년 15%에서 지난해 58%, 2045년 71%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고층 아파트와 대형 아파트가 선호되는데, 1~2인 가구가 늘면서 일본처럼 노후 아파트가 증가하고 슬럼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대표는 "부동산 불패신화에서 벗어나 재산을 어느 한 곳에 집중시켜서는 안 된다"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금융자산 비율을 높여 50~60대에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50대 50 정도의 비중을 갖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 △저축상품과 투자상품 △적합성 △운용회사의 장기운용능력 △단서조항 △세금 △수수료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 내에 써야 할 자금이나 원금이 깨져서는 안되는 자금은 저축상품에 가입하지만, 단기 자금은 따로 마련돼 있고 자금을 장시간 시장에 묻어둘 수 있다면 투자상품이 적합하다"며 "무엇보다 투자 시 모르는 상품에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상품 중에는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도 있다"며 "상품의 성격을 잘 살피는 한편, 실력 있는 운용회사가 운용하는 상품인지, 세금과 수수료는 어떤지, 상품에 붙은 단서조항은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