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셀트리온 3사 합병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주가가 고점을 찍고 내려온 터라 고점 매수 주주가 많을수록 합병비율이나 매수청구권 가격에 대한 분쟁 소지가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서정진 회장이 주식을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며 셀트리온이 저평가 될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셀트리온 주가는 최근 3개월내 장중 최고가인 33만9500원(7월20일) 정점에서부터 지난 24일 24만9000원까지 바닥을 찍었다. 25일 합병 공시가 발표된 후 상승하기도 했지만 주말을 지나 장이 열린 28일 다시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였지만 합병 공시 직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면 합병은 이 회사에 더 큰 호재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합병 비율 산정 시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비상장사에 비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사라 주식이 시가로 평가되지만 서정진 회장 보유 지분은 쟁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5일 서정진 회장이 보유 주식 일부를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신규 설립, 그 아래 자회사로 변경됐다. 그 과정에서 서정진 회장은 주식 일부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남겼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남은 지분은 11.21%다. 서정진 회장 입장에서는 추후 셀트리온과 합병 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고평가 될수록 신규 합병 법인 주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또 셀트리온그룹 지주회사는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추후 신규 합병법인 내 서정진 회장 보유 주식과 스왑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도 서 회장이 합병 시 주식을 많이 확보해 두는 게 유리하다.
셀트리온 주주는 추후 합병 비율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가격은 회사와 협의에 의해 결정하거나 이사회 합병 결의 이전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주식의 60일간 가중산술평균 가격으로 정해진다. 이 가격에 30% 이상 주주가 반대하면 금융감독위원회가 심의한다. 금융위 가격에도 합의하지 못하면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 주식매수가격은 이전 고점에 비해 크게 못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식매수청구 또는 합병 반대 주주가 많아지면 그룹도 합병 추진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시중 유동성으로 변동성이 커진 주식 시장 흐름이 합병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