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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압박에 대출금리 상승…가계부담 증가 우려도 커져
'변동금리' 비중 70% 육박…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인상
입력 : 2020-10-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등 총량 관리에 나섰다.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상당한 만큼 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생계형 실수요자들이 2금융권이나 제도권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69.9%로 7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월(49.8%)와 비교하면 20.1%포인트나 증가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더 유리한 역전현상이 일어난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한국은행은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는 오르는 추세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대출 총량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저 1%까지 떨어졌던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상향 조정되면서 오히려 올랐다.
 
실제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로 전달(0.81%)보다 0.01%포인트 내리며 9개월 연속 하락세다. 하지만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한 달 동안 0.1~0.33%포인트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용대출 금리도 주담대와 같이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위한 이른바 '빚투', '영끌' 현상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은행들에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등 대출 억제를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여전히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담대를 포함한 대출 금리는 상승했다"며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큰 만큼 향후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주담대 등 가계대출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들이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하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면서 주담대를 규제하니 다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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