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타다, 다시 마주한 시련
인력 절반 줄이는 구조조정 착수
매각설도 제기…"수백억 적자에 새주인 찾기 쉽지 않아"
2023-06-15 16:27:04 2023-06-16 10:10:3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또 다시 시련에 직면했습니다. 막대한 규모의 적자가 이어지며 인력의 절반가량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인데요. 악화된 경영 환경은 새 주인 찾기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VCNC는 전일 사내 공지를 통해 "앞으로 일주일간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재직인원(약 90명)의 절반을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인데요. 이달 말까지 예정된 희망퇴직 신청 기간 내에 목표한 만큼의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사가 직원들을 상대로 별도의 권고사직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현재 타다 측은 "경영안정화를 위한 것"이라고만 언급하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사진=뉴시스)
 
'타다금지법'에 서비스 좌초
 
타다의 구조조정은 지난 2020년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마땅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며 경영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018년 출시된 '타다 베이직'은 11인승 승합차와 기사를 함께 빌려주는 렌터카 형태로 승차거부 없는 서비스를 내세우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타다금지법 이후 사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업 구조를 개편할 수 밖에 없었죠. 
 
결국, 타다는 2020년 4월 1년6개월간 운영하던 '타다 베이직'의 서비스를 종료한 후 규제의 틀 안에서 플랫폼 가맹사업 '타다 라이트'로 재탄생했습니다. 2021년 10월에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전격 인수되며 재도약을 꿈꾸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4월 공식 출시한 '타다 넥스트'는 대형택시 시장을 개척했던 과거 타다의 영광을 다시 누리는 날을 기약하기도 했죠. 
 
그러나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플랫폼 가맹사업에서는 업계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위가 절대적이었고, 대형택시 시장 역시 카카오 벤티와 진모빌리티의 아이엠택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차량 공급량을 빠르게 확대하지 못한 점도 타다에게는 뼈아픈 부분이었습니다. 
 
최근 대법원이 '타다 베이직' 서비스에 대해 "불법이 아니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박재욱 쏘카 대표(전 VCNC 대표)가 "무죄가 됐지만 그 때의 타다가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남긴 심경은 마치 타다의 앞날을 예견한 듯 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타다의 매출은 41억8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늘은 반면, 적자 규모는 262억원으로 50% 가까이 확대됐습니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 대응하고자 판매촉진비 집행이 73억원에서 16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영향입니다. 
 
막대한 적자에 매각도 난항
 
타다의 모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타다는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보유한 타다 지분 60%가 매각 대상입니다. 
 
지금까지 거론된 인수 주체로는 진모빌리티, 우티, 더스윙, 포티투닷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타다를 품에 안을 경우 장점이 뚜렷합니다. 진모빌리티는 대형택시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우티는 중형택시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습니다. 전동킥보드 업체 더스윙은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고,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은 기술 시너지를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인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요. 타다의 적자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결정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타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알려졌던 진모빌리티의 경우 합병 논의가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며, 최근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더스윙 역시 "김형산 대표가 해외 출장 중"이라는 이유를 대며 인수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