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누누티비, 이번이 정말 끝일까
2023-06-22 06:00:00 2023-06-22 06:00:00
"누누티비 주소 없어지고 어디 쓰세요?", "누누티비 주소 대체 여기로 오세요."
 
지난 19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시즌2'가 정부 제재로 문을 닫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여전히 누누티비의 대체재를 찾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국내 주요 사업자들과 함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유사 서비스가 우후죽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지요.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누누티비 서비스가 처음 차단된 이후 총 1310건의 유사 서비스가 차단됐습니다. 이 중 신규로 차단된 사이트는 10건이었고, 이미 차단된 사이트와 동일한 불법 저작물을 제공하면서 차단을 회피하기 위해 URL만 변경한 대체 사이트는 114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도 막대합니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 이용자 수는 1410만명으로 누누티비 논란이 극에 달했던 3월 대비 102만명이 증가했습니다. 물론 이를 전적으로 누누티비 차단의 효과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월 평균 OTT 이용 요금을 1만900원으로 산정했을 때 약 111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액을 최대 5조원으로 추산하고도 있습니다.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끝이 나지 않는 불법 사이트 차단에 과기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담당 인력이 몇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하루에도 수백개씩 늘어나는 사이트들을 모조리 잡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과기정통부는 '신규 IP 확보 만큼이나 IP를 도둑맞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기조 아래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불법 사이트 탐지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과는 별개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이용자들의 인식 제고입니다. 돌이켜보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불법 음원 다운로드는 비일비재한 일이었습니다. 개인 간 음원 파일 전송이 사업 모델이었던 회사가 있기도 했는데, 어느샌가 '음악도 돈을 내고 들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VOD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OTT 스트리밍의 차례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웹툰, 전자책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돼야 합니다. 창작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모든 작품을 소비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는 기본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김진양 IT팀장(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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