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동, 일주일새 60% 폭락…중국자본 먹튀 주의보

최대주주 나흘간 2차례 변경…갑자기 등장한 중국계 법인들
보호예수 없는 중국법인…새 최대주주 변경 전후 주가 폭락
중국 자본 인수 후 주가 오르자 관계사 장내 매도
2023-08-17 06:00:00 2023-08-17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중국계 최대주주가 지배하고 있던 코스닥 상장사 THE MIDONG(161570)(더미동) 주가 급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대주주 변경 이슈로 강세를 보이던 더미동 주가는 일주일새 60% 급락했는데요. 주가 급락과 함께 중국자본의 ‘먹튀’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그간 주인이 확인되지 않던 전환사채(CB)의 주인들이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CB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이들은 중국계 법인으로 확인됩니다.
 
앞서 중국계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지분매각 이후 회계부정이나 허위공시 등으로 잡음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중국 공포증'(차이나 포비아)이 또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입니다. 
 
올해 190% 상승 더미동 주가, 일주일 만에 제자리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더미동은 전 거래일 대비 2.02%하락한 1163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더 미동은 지난주부터 국내 상장기업 중 가장 큰폭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는데요. 지난 7일 2850원에 거래를 시작한 더미동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전날까지 주가 하락률은 59.19%에 달합니다.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 직전까지 더미동은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지난 6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공시를 전후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초 1000원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2차전지 사업 진출 기대감이 작용하며 지난달 말 3350원까지 190.52% 상승했습니다. 
 
다만 주가가 급등하자 새로운 투자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더미동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35억원 규모의 1~2회차 CB를 발행했습니다. 당시 CB는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트아이(137940)가 인수했는데요. 넥스트아이는 CB발행 직후 해당 CB 대부분을 중국계 법인에 매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주식전환 청구를 통해 주식을 확보한 이들이 모두 중국계 법인으로 확인돼 섭니다. 해당 주식들은 보호예수 없이 언제든 장내 매도가 가능합니다.
 
최대주주 변경 4일만 새 최대주주 등장보호예수 없어
 
더미동은 지난 4일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는데요. 상해유펑인베스트먼트의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른 겁니다. 앞서 상해유펑은 에이치엘 외 5인에게 보유 지분 16.62%(259만주)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죠. 잔금 납입이 완료되면서 에이치엘은 더미동 지분 6.4%(120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그러나 최대주주 변경이 공시 이후 4일만에 새로운 최대주주가 등장했습니다. 새 최대주주는 맥스스텝크리에이션리미티드라는 외국계 법인으로 홍콩의 한 쇼핑몰 내에 주소지를 두고 있습니다. 맥스스텝은 2회차 CB 전량을 주식전환해 지분 13.89%(276만4579주)를 확보했죠.
 
맥스스텝은 지난달 이미 2회차 CB일부를 주식전환하며 공시보고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실제 공시가 이뤄진 것은 CB전환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나온 지난 8일에 이뤄졌습니다. 더미동은 공시 직전인 지난 7일부터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죠. 최대주주가 변경 됐으나 CB전환에 따른 것으로 맥스스텝의 보유주식은 의무보유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맥스스텝의 2회차 CB 주식전환 시점은 더미동이 에이치엘에 인수되고 주가가 고점에 있었는데요. 당시 더미동은 사명을 ‘이브이젠’으로 바꾸고 2차 전지 촉매제조·공급업 진출 및 400억원 규모의 3~4회차 CB 발행 등을 공시하며 주가가 급등했죠.
 
주가가 급등하자 맥스스텝 외에 새로운 홍콩계 법인도 주요주주로 등장했습니다. 비타&디벨롭먼트라는 홍콩계 법인인데요. 에이치엘이 상해유펑과 지분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당시 에이치엘에 100만주를 매각한다고 밝히며 공개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비타&디벨롭먼트와 에이치엘의 거래는 계약미이행으로 불발됐습니다. 
 
비타&디벨롭먼트 보유했다는 100만주는 더미동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으로 공시의무 대상에 해당하는데요. 최근 주식전환이 이뤄지기 전까지 한차례의 지분공시도 없었던 만큼 비타&디벨롭먼트 역시 CB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계 인수 후 기대감에 주가 출렁관계사는 장내매도
 
더미동은 지난 2015년 중국계 최대주주로 변경된 이후 수차례 지분 매각이 이뤄진 바 있습니다. 중국계 펀드인 상해유펑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5년 미동전자통신 주식 357만주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는데요. 최대주주 변경 직후 3자배정 유증을 통해 보유지분을 39.68%에서 57.59%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러나 지분확보 이후 상해유펑은 관계사들과의 공동보유계약이 해제됐죠. 당시 중국 영화관 사업 등 해외시장 진출 기대감으로 주가가 3달여 만에 4배 급등하던 때입니다. 공동계약을 해제하고 주요주주로 있던 세코세코매니지먼트리미티드와 토탈슈프림리미티드 역시 모두 홍콩 소재 법인인데요. 현재는 보유주식을 모두 장내매도한 상황입니다.
 
더미동을 인수할 당시 내세웠던 글로벌 시장 진출, 영화관 사업 등의 청사진은 온데간데없고 차익만 챙기고 빠진 모습인데요. 이에 중국계 자본의 ‘먹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최대주주는 의무보유 대상이 아니라 언제든 지분을 모두 털어낼 수 있는 상황이죠. 상해유펑에서 지분을 확보한 에이치엘의 경우 보유지분이 6.4%에 불과해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CB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시세차익을 거둔 (중국계) 대주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금 회수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이 대주주 물량을 떠안으면서 손실을 볼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주식양수도계약 및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 문의를 위해 더미동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현재 전화수신이 거부된 번호로 확인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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