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구조조정 발표에 엇갈린 반응
"잘못된 관행 근절" vs. "경기악화 부채질"
2010-06-25 16:06:37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우정화기자] 채권단의 신용위험도 평가결과 16개 건설사가 워크아웃·법정관리 대상이 된 것을 놓고 건설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번 구조조정이 건설사들의 주택 분양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건설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서 벗어난 업체들은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한시름 놓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건설 경기가 바닥이기 때문에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상에 포함된 건설사들은 실망스러워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지금은 자세한 말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시장에서도 이번 결과를 두고 상반된 시각이 있다.
 
우선 "16개 업체가 적다"는 비판론에 대해 일부에서는 "16개 건설사 자체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시공능력평가 300위권 건설사 중 16개라면 적은 숫자인 것은 맞지만, 건설사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결코 적지 않은 규모라는 것이다.
 
한 건설사에 대개 협력업체만 500여개 안팎이고 여기에 자재업체 등까지 더하면 관련업체는 더 늘어나는데, 이 건설사가 구조조정 대상이 됨으로써 관련업체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포함된 다수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위주로 하는 곳이어서 일용직 근로자 고용불안 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건설사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 협력업체 도산 가능성은 물론 채용시장까지 얼어붙는 등 건설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
 
반면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건설사들의 잘못된 주택사업 관행이 근절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정부와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계기로 건설사에 확실한 '경고' 를 주면서, 수요를 예측하지 않는 무분별한 공급 등 건설사의 잘못된 관행이 개선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금융권에 자금 지원을 바라고, 정부에 규제완화를 촉구하는 등 제 살 깎기에는 소극적이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건설사들이 스스로 주택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생산적인 전환점' 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업체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도 이번 기회에 구조조정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무분별한 인력 구조조정보다 부실 업체가 안고 있는 토지, 건물을 매입하는 등의 자산 구조조정으로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뉴스토마토 우정화 기자 withyo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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