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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3600만원 주택 등장 …"대졸 신입 연봉보다 비싸네"
주인공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전세난이 월세난으로 번져
2020-12-27 12:00:00 2020-12-28 08:12:3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전세난 심화로 월세 가격도 크게 상승한 가운데 올해 월세 3600만원에 거래된 주택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아파트가 아닌 테라스형 연립주택이지만, 3600만원은 일반 중소기업 대졸 신입 초봉보다 높은 금액이라 업계 관심이 쏠린다. 올해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382만원이다.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촉발된 전세난이 월세난으로 번지면서 역대 최고 월세 거래가 등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부동산 정보업체 디스코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가장 높은 월세로 거래된 주택은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122.8577제곱미터 매물로 지난 5월 12일 보증금 3억원, 월세 3600만원에 거래됐다. 이어 지난 6월 3일에는 연립주택 제주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 130.8519제곱미터 매물이 보증금 2500만원, 월세 2500만원에 거래됐다. 이어 청담동에 위치한 ‘마크힐스이스트윙(192.86제곱미터)’과 서초동에 위치한 ‘트라움하우스3(273.81제곱미터)’가 월세 1500만원으로 아파트 중 최고 월세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워낙 높은 금액에 월세 거래가 됐다는 점에서 이곳만 가지고 전체 월세 시장 급등을 평가하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강남 효성해링텅 코드’의 경우 지난해 월세 거래는 단 2건 뿐이었지만, 올해 월세 거래는 6건을 기록해 3배 가량 뛰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인한 전세난 심화가 월세난으로 번지면서 월세 시장에서 이상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각종 통계 지표에서 전세난과 월세난 심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에서 서울지역 주택 월세수급지수가 112.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전세수급지수도 118.2로 상승했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도 지난 11월 월간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1.68%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심각한 전세난에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시장에 진입하는 세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임대차보호법 이외에 내년 입주 물량 감소 등 여러 이유로 전세난과 월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도 있지만, 내년엔 아파트 입주물량이 22만호 정도로 올해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며 “여기에 3기신도시 청약대기 수요와 보유세 등 과세 강화에 대한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세부담 전가 우려가 있어 임대차 시장의 가격불안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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