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머신러닝' 기반 대출심사모델 도입 속도
기업대출 영업력 키워 가계대출 규제 대응…"업무효율화·직원생산성 증대 이점도"
입력 : 2021-03-02 14:00:34 수정 : 2021-03-02 14:53:4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력 강화를 위한 여신심사 모델 손질에 분주하다. 가계대출 성장세를 잡으려는 정부 기조에 따라 기업대출로의 포트폴리오 확대가 필요한 데다 코로나19로 부실 징후를 빠르게 잡아내야 할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심사모델이 고도화하면서 기업고객들도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머신러닝(ML) 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 지원시스템(Bics)' 구축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 도입이 목표로, 특히 머신러닝이 적용된 시스템을 마련하는 만큼 기업대출 관련 심사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유효성을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안정보 내재화와 같은 평가항목 확대안도 포함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 발전·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기업여신 자동심사 영역에서도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머신러닝 기업조기경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대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이나 연체 채권을 미리 잡아내는 시스템에 머신러닝 기능을 더하면서 고도화를 꾀하는 작업이다. 이미 실행된 여신에 대해서도 적정성, 취급 절차·사후관리의 타당성을 살피는 능력을 확대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머신러닝 기반 기업여신 통합전략모형' 구축 작업에 돌입했으며, 농협은행은 빅데이터 기반 기업여신심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은행들이 잇따라 기업여신 평가 인프라를 손질하는 데는 정부가 부동산 억제 정책을 강화로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조만간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밝힐 계획으로 현재 금융기관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방식을 개인별 상환능력 심사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의 원리금 상환을 의무화도 고심 중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기업대출로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전보다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정확한 여신평가를 바탕으로 취급 가능한 대출한도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 여기다 코로나 장기화 영향으로 프리랜서 근로 형태의 경제인 '긱 이코노미'와 같은 경제 형태도 부각하고 있어 평가 기준을 새롭게 세울 필요성이 커졌다. 일부 은행에서는 불규칙한 수익 형태를 가진 직업군 증가를 대비해 플랫폼 중계 기업이 입점 기업에 제공하는 매출채권과 같은 형태의 대출 상품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프리랜서들의 데이터를 은행이 보고 있다고 하면 변동성 속에서도 소득 수준이 어떻게 된다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서 "수수료 차원의 이자 비용만 지불하면 은행을 통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와 직업 업무 능력의 상향평준화를 이끄는 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권별 가능한 대출과 지원 정책이 다르고 변화도 잦아졌기에 모든 직원이 같은 대출 실행력을 갖추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시스템 개선으로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어떤 창구에서도 고객 요건에 가장 적합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확대가 예고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관련 영업력 강화를 위한 여신심사 모델 손질에 분주하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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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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