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인기 식자 은행 유동자금 600조 돌파
전달 요구불예금 30조원 급증…외면받던 정기예금도 넉달만에 상승 전환
입력 : 2021-03-03 14:40:11 수정 : 2021-03-03 14:40:1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변덕스러운 증시에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은행에 갈 곳 잃은 자금들이 쌓이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 주요 은행에서 불어난 수시입출금 예금(요구불예금) 규모만 30조원에 달한다. 다만 언제고 빠질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인 만큼 투자심리에 따라 향후 주식과 부동산을 재차 가열시킬 가능성이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의 2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MMDA 제외)은 605조818억원으로 전달 576조551억원 대비 29조267억원(5.0%) 상승했다. 5개 은행의 잔액이 6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수시로 자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요구불예금은 잔액이 수시로 변동한다. 지난 6개월 간 월별 요구불예금 잔액 순증 추이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15조1985억원, 10월 말 -2조8580을 기록한 뒤 11월 말 16조3830억원, 12월 말 16조0567억원을 기록했다. 올 1월 말에도 전달 대비 6조1129억원 빠졌다가 한 달 뒤인 2월 말에는 급증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의 2월 말 요구불예금 잔액이 전달 대비 11조3992억원 증가하면서 5개 은행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우리은행은 5조3752억원 증가했으며 국민은행 4조9056억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4조6832억원, 2조6635억원 상승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 등 기관영업과 관련해 세금 수납을 이유로 매년 2월에는 수시입출금 잔액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잔액 증가가 시중 유동자금을 빨아들였던 증시 인기가 식은 탓이라고 분석한다. 3200를 돌파하던 코스피 지수는 2월부터 빠지기 시작해 이달 들어서는 3000대를 맴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코스피 시장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8조4381억원으로 1월(22조3384억원)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금 인출에 대해선 출처를 따로 밝히지 않으나 전년 대비 순증액을 감안하면 증시와 가상화폐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개인은 연말정산 환급, 기업은 잔금 만기 등 2월은 통상 증가하는 달"이라고 전했다.
 
저금리에 외면받던 정기예금 잔액도 전달 들어 상승 전환했다. 5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월 말 630조3472억원으로 전달(626조8920억원)보다 3조4552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저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감소세가 이어진 탓에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6조1441억원 감소했다. 만기가 돌아온 예금에 대해 재예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 수신액 감소에 때아닌 고금리 상품도 이어진다. 전달 하나은행은 최대 연 1.3%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 더 적금'을, 우리은행은 최대 6.0% 금리를 주는 '우리 Magic 적금 by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고금리에도 인기는 예전만 못해 지난달 26일까지 판매를 계획한 하나은행 하나 더 적금은 최근 판매기한을 한도 소진(1조원) 시까지 연장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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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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