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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관리 선진화)③(끝)특정 산업 리스크 규제 강화…중소캐피탈 위축
고위험 자산 비중 높은 중소캐피탈 타격…대형사와 격차 확대 불가피
2021-03-03 14:35:44 2021-03-03 14:35:44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금융당국이 기업금융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캐피탈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최근 캐피탈업계는 할부리스 대신 기업금융 사업 비중을 늘려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어서다. 당국이 특정 산업을 타깃으로 여신공급을 제한할 경우 중소 캐피탈사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기업금융 리스크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캐피탈업계에서 기업금융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금융리스크대응반 겸 지표금리개선 추진단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3일 금융당국 및 업계 따르면 정부 차원에서 '기업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별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 방침은 캐피탈업계 큰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탈사들이 최근 물적금융 위주의 할부리스 사업 비중을 줄이고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해 6월말 기준 유효등급이 부여된 24개 캐피탈사의 업무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업 포트폴리오 중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말 대비 5.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할부금융은 같은 기간 20.9%에서 16.9%로 4%포인트 줄었다. 리스사업 역시 21%에서 18.5%로 2.5%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비중도 21.6%에서 16.7%로 감소했다.
 
캐피탈사의 기업금융 사업 비중 확대는 할부리스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달한 영향이 크다. 저성장 기조에서 물적금융 자산인 자동차와 기계설비 수요가 둔화한 것이다. 카드사 등 타 업권에서 할부금융 사업에 진출해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한 이유다.
 
캐피탈업계에서 기업금융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기업금융은 고수익 고위험 사업 분야다. 가계대출보다 리스크 위험은 작지만 중소기업 등 특정 기업에 거액 여신을 제공해 시장 변동성 확대 시 타격이 크다. 당국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특정 산업에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업동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으로 특정 분야에 자금이 쏠리지 않도록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중소 캐피탈사들은 높은 조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위험 기업에 여신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우량 기업에 여신을 제공하는 대형 캐피탈사 대비 중소형사의 격차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기업금융 사업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실적을 가르는 주요인이 될 것이란 점에서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기업금융·투자금융은 물적금융에 비해 투자 대상 발굴과 리스크 관리에 있어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개별 캐피탈사의 사업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실적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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