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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술도녀’ 정은지 “길거리에서 욕 싸움, 희열감 있어”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해보는 게 답”
2021-12-03 02:00:00 2021-12-03 02: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2011년 에이핑크로 데뷔한 정은지는 응답하라1997’를 시작으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발칙하게 고고’ ‘언터처블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를 펼쳤다. 이번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정은지는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음주, 흡연, 욕설까지 걸그룹 이미지를 생각하면 선뜻 도전하기 힘든 연기였음에도 과감히 몸을 던졌다. 그는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해보는 게 답인 것 같다고 했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은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대학 시절 첫사랑부터 사회 초년생의 고단함, 실직과 이직, 부모와의 사별 등을 통해 진짜 어린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공감을 얻었다. 정은지는 극 중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를 연기했다.
 
술꾼도시여자들은 국내 대표 OTT 티빙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로 OTT의 강점을 살려 TV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은지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드라마가 잘 된 이유를 알았다면 그 전부터 비결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술이 비결이 아닐까 싶다. 다들 술에는 진심이지 않나. 행복할 때, 슬플 때, 마음이 아플 때 찾는 게 술이다지구, 지연, 소희 역할 분배를 하면서 공통점을 찾는 것 같다. 세 사람을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된 거 같다고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술을 소재로 다루다 보니 매 회마다 술을 마시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정은지는 술 마시는 장면에 대해 어느 정도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술을 마셨다고 했다. 이어 이미지 컷 같은 경우 흥이나 분위기는 진짜 술을 따라가기 힘들다. 물론 대사가 있는 경우는 술이 아니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또한 물론 마셔도 술이 취할 정도로 마시지는 않았다. 나랑 다르게 한선화와 이선빈은 술을 마시면 빨갛게 되는 스타일이라며 하지만 나는 술을 마셔도 빨갛게 되지 않고 오히려 깔끔해진다. 그래서 일부러 볼 터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은지는 자신의 주량에 대해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4병 정도다. 잠을 못 자고 그러면 맥주 큰 거 한 캔 정도 마시면 좋은데 하는 정도라고 했다. 이어 술을 마시면 안주를 계속 시킨다. 평소 못 먹는 것에 대한 인내심이 터지는 건지 먹부림이 심하다. 술값보다 안주 값이 더 많이 나올 때가 많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알탕 매력에 빠졌단다. 그는 소품팀 솜씨가 좋다. 매번 다양한 안주가 등장하는데 알탕을 먹고 이게 알탕이라고했다.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나중에 시켜 먹어 봤는데 맛있었다. 그때 내가 알탕을 좋아하는구나생각했다고 밝혔다.
 
술꾼도시여자들 정은지 인터뷰. 사진/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
 
정은지는 지구라는 인물을 연기함에 있어서 자신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지구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디테일하게 있지 않았다. 이후 대본을 받고서야 지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그렇다 보니 지구가 반말을 하고 왜 무뚝뚝한 건지 이유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구가 사회성이 결여되고 어두운 면이 나와 닮았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 나는 어땠는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은지는 지구가 예뻐 보여야 하는 고민을 하지 않게 해줘서 감사했다고 했다. 그는 지구가 술을 마시고 하는 행동이 진상일 수도 있다. 대본을 보면서도 왜 이래라고 했다편의점에서 반 병이 보관이 되냐고 하는 장면을 보고는 작가님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지 진심으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정은지는 예뻐 보이기 위한 고민보다는 처음 지구를 연기할 때 왜 이런 말투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려는 생각뿐이었단다.
 
또한 지구라는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다들 예뻐 해준 이유는 어쩌면 한 번쯤 나도 저럴 수 있다는 양심. 그런 것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특히 지연(한선화 분)과 길거리에서 욕을 하면서 싸우는 장면은 유튜브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정은지는 지구 역할을 맡아 주사를 부리기도 하고 흡연을 하고 욕설을 하는 모습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정은지는 길거리에서 한선화와 욕을 하면서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 희열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욕을 하는 건 부담이 없다. 근데 엄마 이야기를 하는 게 걸렸다. 서로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욕을 할 때 속에서 부글부글 올라왔다고 했다. 또한 광장에서 소리 지르며 싸우는 게 흔치 않다. 묘한 희열감 같은 게 있었다고 했다.
 
또한 흡연 장면에 대해 정은지는 어렵기 보다는 스태프들이 잘 피우나 지켜보더라. 아무래도 에이핑크로 활동을 하다 보니 흡연 장면이 생소 했나 보다. 그래서 어떻게 이들을 잘 만족시켜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연초를 준비해 주셨는데 쑥을 뜬 맛이 났다. 기억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은지는 파격적인 변신에 대해 팬들이 언니 무섭다고 하더라. 고맙게도 나의 그런 모습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이 이미지가 그렇지 않음에도 지구를 연기하는 자신을 낯설어 하지 않는 것이 못내 서운한 것처럼 장난스럽게 투덜거렸다. 정은지는 분리해서 봐주는 것 같다. 데뷔 초에 응답하라1997’를 통해 이미 놀라서 면역이 된 거 같다연기할 때는 그냥 캐릭터로 봐주는 것 같다고 했다.
 
술꾼도시여자들 정은지 인터뷰. 사진/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
 
정은지는 OTT 도전에 대해 도전을 해야겠다 보다는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뭘 잘 하는 지 모르면 일단 하고 보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오히려 OTT는 다 열어서 보여준다. 지구와 지연이 싸우는 장면이 사랑을 받은 것도 시원하기 때문이다친구들과 그렇게 욕을 하면서 싸운다. 하지만 삐 처리가 되면 오히려 거리감이 들 것 같다. 하지만 OTT라서 편안하게 오픈되니까 좋았다고 했다.
 
정은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인생캐를 갱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는 인생캐라고 인정을 해주는 건 시청자들의 판단이다. 나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이 다 기억에 남는다단연 응답하라1997’이 최고였다. 이후 인생캐를 이야기 해주는 것을 보고 다시 기회가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은지는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 기뻤다고 했다. 그는 신원호 감독님이 칭찬을 했다. ‘은지야 너무 재미있다. 너무 재미있어서 아껴 보고 있다고 하셨다그 말을 듣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는 것도 좋지만 존경하는 분에게 인정 받는 건 또 다른 기분의 벅차 오르는 게 느껴졌다. 열심히 잘 살았나 보다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했다.
 
술꾼도시여자들 정은지 인터뷰. 사진/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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