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규미 기자]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이 네 번째 무산된 가운데 향후 재매각 전망도 어둡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금확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보험업황이 악화되면서 KDB생명 매각은 당초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산은은 지난 2009년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에 두 차례, 2016년에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이번 JC파트너스의 매각 불발까지 합하면 총 4번의 매각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의 재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DB생명이 가진 기업가치에 비해 매각가가 높게 책정돼 있고, 금리 인상 및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제도의 도입 등으로 보험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매물로써의 메리트가 없고 ‘IRFS17’의 도입 등으로 인수 후에도 대규모 추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KDB생명은 경영능력을 점쳐볼 수 있는 각종 지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KDB생명의 RBC비율은 168.9%를 기록해 당국 권고치인 150%에 겨우 턱걸이했다. 이는 DB생명(157.7%)·흥국생명(163.2%)에 뒤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민원 부문에서도 높은 건수를 기록해 만년 ‘민원왕’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KDB생명의 전체 민원건수는 4311건, 보유계약 10만건당 환산민원건수는 230건을 기록했다. 생보업계 평균이 34건인 것으로 감안했을 때 7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KDB생명은 지난 2020년에도 환산민원건수 232건을 기록, 생보사에서 가장 많은 민원건수를 보유한 회사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수익성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말 기준 으로 각각 0.11%, 2.41%를 기록했다. 이는 이는 보험업계 전체 평균(0.62%, 5.9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보험시장도 KDB생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보유한 채권 평가가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RBC비율이 보험업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인‘IFRS17’이 도입되게 되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대형사에 비해 여력이 없는 KDB생명의 경우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수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내부적인 불확실성도 큰데다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보험업황이 KDB생명에게 악재로 작용해 향후 재매각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DB생명타워 전경. (사진=KDB생명)
손규미 기자 rbal4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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