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꺾이면서 코인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 인하 카드를 내세우며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마이너스 수수료를 내세운 코빗 외에 최근 원화마켓에 합류한 고팍스까지 원화마켓 거래소들간 수수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른 거래소들의 인하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암호화폐 거래소 중 코빗은 업계 최초 수수료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마이너스 수수료' 체계를 선보이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빗 메이커 인센티브 서비스 이미지. (사진=코빗)
지난 20일부터 코빗은 ‘메이커 주문’ 방식으로 코인을 매매한 투자자에게 거래액의 0.05%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메이커 인센티브’ 서비스를 개시했다. 메이커 주문이란 현재 시장 가격이 아닌 지정가에 매수·매도 주문을 걸어놓는 것으로, 주문 즉시 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더북(호가창)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코빗은 메이커 주문에 대해선 체결 금액의 0.05%만큼 원화포인트로 지급키로 했다. 메이커 주문 체결시 포인트가 적립되는데 이 포인트는 현금으로 인출 가능하다. 다만 즉시 체결되는 시장가 거래 수수료는 0.15%에서 0.20%로 0.05% 인상했다.
고팍스는 28일부터 원화마켓 개장과 함께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벤트 기간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약 1개월간 진행된다. 암호화폐 거래시 자동으로 적용되며,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그간 고팍스는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코인마켓으로만 운영하며 거래량이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날 원화마켓 재개를 시작으로 합리적인 수수료 마련,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원화마켓 거래소들 중 업비트는 오픈 기념 수수료율인 0.05%를 유지하고 있다. 빗썸은 수수료율이 최대 0.25%, 코인원은 0.2%에 이른다. 빗썸은 최근 합산 거래 금액별로 수수료 할인 쿠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정액권을 활용하면 실질 수수료율이 0.04% 수준으로 낮아진다. 코인원은 월 거래 금액 30억원 이상 이용자부터 메이커와 테이커 주문별로 수수료율 할인하고 있다.
그간 국내 거래소들은 증권사나 해외 거래소와 비교해 높은 수수료 정책을 펼쳐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0.065%의 수수료율을 받고 있으며, 미국 FTX는 0.033%, 중국 후오비글로벌은 0.135%이다. 주요 증권사 평균 수수료 역시 0.04% 수준으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국내 거래소들의 수수료 장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성과와도 맞물려있다. 코빗을 제외한 3대 거래소는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가 무려 4조원이 넘는다. 특히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3조7045억원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중 수수료는 전체 매출의 99.5%에 해당하는 3조6850억원이다. 빗썸은 지난해 매출 전액에 해당하는 1조9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그러나 올해 초를 기점으로 미국 등 각국의 긴축재정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아 암호화폐 거래량도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고 있는 시점에서 일부 국내 거래소들의 수수료 인하 행보는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빗, 고팍스 외에 다른 거래소들은 수수료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진 않은 상황으로, 점유율 확장을 위한 신규 서비스 도입 등의 다른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거래소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수료 인하 개편이 업비트, 빗썸 등 대형 거래소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한번 낮췄다가 다시 올리면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는데다, 수수료에 따른 이익이 상당해 고민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거래 대금이 지금보다 더 급감하면 대형 거래소들도 인하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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