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해 2금융권 대출을 은행 대출로 대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카드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카드론의 주고객층인 1~3등급의 우량 차주들이 1금융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12일 7조5000억원 규모로 2금융 등 비은행권 소상공인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출 한도는 3000만원, 금리는 연 7%로 잠정 결정으며, 금융권 협의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논의에는 반발하고 있다. 대환대출 대상 차주가 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당국의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으로 결정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이차보전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신용등급 기준 1~3등급 고신용 차주들이다. 기업은행의 '소상공인초저금리특별대출'은 1~6등급으로 등급 폭이 넓지만 금융당국도 중신용자로 이들을 구분하고 있다.
문제는 조달비용이 높은 카드론 특성상 고신용자들에게도 연 10%가 넘는 이율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차주의 실제 신용도와 다르게 두 자릿수 표면금리에 따라 이자 부담을 크게 지우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지난해 12월 기준 3~4등급 차주의 카드론 평균 금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국민카드)는 연 14.39%다. 이 기간 평균 카드론 금리는 연 13.86%로 0.53%p 낮다. 카드론이 주로 3등급 이상 신용등급을 갖는 차주들에게 취급됐다는 뜻이다. 코로나 3차 유행으로 거리가 멈췄던 지난 2020년 12월도 3~4등급 평균 금리는 연 13.85%지만, 평균금리는 연 13.32% 더 낮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20%로 낮아진 법정금리에 따라 저신용·고금리 차주들은 이미 직전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에 포용됐다고 주장한다. 2금융에서 은행으로의 대환 대출이 결국 실질 금리 부담과는 별개로 고신용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란 의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 실행된 '바꿔드림론'은 연 20% 이상을 받는 저신용 차주들이 대상이 됐다"며 "금융 환경이 달라진 만큼 이번엔 고신용 차주에게 혜택이 돌아갈 터인데, 실질 부실 파악 없이 정책부터 시작되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나빠진 카드론 시장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정부 정책에 작년부터 인터넷전문은해잉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면서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카드·저축은행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은데 금융사 간 금리 편차는 너무 좁아져 경쟁이 심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조달금리 인상에도 조정금리(우대금리)를 높이는 출혈 전략을 잇고 있는데, 대환 대출로 기존에 보유한 우량차주까지 옮겨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카드론에 총부채원리금상환 비율(DSR)이 적용되면서 추가적인 고객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5%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금리만 놓고 대환 대출 필요성이 언급되는 것은 우량차주의 대출채권을 정책적 이유로 뺏어가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2금융권 대출을 은행으로 대환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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