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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넘어 상업화까지…친환경 화학 소재 '진화'
가루 페인트 시중에 선보여…화장품 소재 독자 생산
2022-11-29 06:00:00 2022-11-29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화학업체들의 친환경 소재가 구상이나 연구 차원을 벗어나 상업화가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가루 페인트를 폐플라스틱으로 만들고 고부가 화장품 소재를 독자 생산해 시중에 내놓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285130)과 벨기에 '올넥스'의 합작사 '엔티스'는 조광페인트(004910)와 함께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분체도료를 출시하기로 했다.
 
가루 페인트인 분체도료에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적용되는 건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엔티스는 화학적 재활용 원료로 폴리에스터 수지 '에코크릴'을 만들어 공급하고, 조광페인트가 '파우락PE'라는 명칭의 제품을 생산한다.
 
분체도료는 일반 페인트와 달리 신나와 같은 휘발성 유기 용제를 사용하지 않아 중독이나 화재의 위험이 적고, 대기·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장 작업성도 우수하고 수송과 저장이 쉬우며, 폐기물도 거의 없어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가전·건축·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코팅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에코크릴의 경우 화학적 재활용 소재로서 기존 제품과 동등한 물성을 발휘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벨기에 '올넥스'의 합작사 '엔티스'는 조광페인트와 함께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분체도료를 출시하기로 했다. (사진=SK케미칼)
 
SK케미칼 관계자는 "분체도료는 자동차 내부 부품처럼 액체 페인트보다 더 균일하게 칠해야 할 때 사용한다"며 "재료인 폴리에스터 수지를 화학적 재활용으로 대체한 점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산업 부문이 제품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 '얼라이드'에 따르면 세계 분체도료 시장은 오는 2026년 150억달러(20조7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SK피아이씨글로벌은 DPG(디프로필렌글리콜)의 단독 공정을 글로벌 업계에서 최초로 상업화했다. 최근 준공한 울산공장에서 제조하며 연 생산능력이 3만톤이다.
 
지난 28일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에서 열린 세계 최초 DPG 단독공정 상업화 기념식에서 원기돈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왼쪽 7번째)와 모회사 SKC의 박원철 사장(왼쪽 8번째) 등이 테이프 커팅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KC)
 
기존에는 DPG 1톤을 생산하기 위해 다른 PG(프로필렌글리콜) 제품 6톤도 같이 만드는 '병산'만 가능했다. 이 때문에 수요에 맞게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이에 SK피아이씨글로벌은 지난 2017년부터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협력해 단독 공정을 달성했다. 제품 공급 확대는 물론이고, 앞으로 수요 증가에 따른 증설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PG는 보습성 및 향을 머금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식음료, 의약품 등 용도로 쓰이는 친환경 고부가 소재다. 사용 중에 사라지기 때문에, 썩지 않고 오래 남는 여타 석유화학 제품이나 플라스틱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DPG는 화장품, 퍼스널케어, 향수 등의 원료로 쓰이며 PG 제품군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는 설명이다.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체 PG보다 1.5배 이상 빠른 시장 규모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원기돈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는 “세계 최초 DPG 단독 공정 상업화를 기점으로 한국 대표 화학회사에서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질병으로부터의 안전, ESG 기반 친환경 기술 활용에 더욱 집중하는 케어 소재 전문회사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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