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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금융사 위기, 도이치뱅크까지 위기설…국내 증시 영향은
이달 들어 KRX 은행 지수 8.3% 하락
추가적 은행 파산 ·위기상황 전염 경계해야
"현재로선 단기적 변동성에 그칠 것" 전망 우세
2023-03-28 06:00:00 2023-03-28 0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에 이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까지 최근 글로벌 은행들의 위기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시장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S사태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은 적어 아직까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인데요. 증시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요인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KRX 은행 지수 이달 들어 8.3% 하락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부터 지난 27일까지 금융지주와 은행 종목 9개를 편입한 'KRX 은행 지수'는 8.3% 하락했습니다. 카카오뱅크(323410)(-3.43%), DGB금융지주(139130)(-1.30%), 기업은행(024110)(-0.21%), KB금융(105560)(-0.74%), BNK금융지주(138930)(-0.32%), 하나금융지주(086790)(-0.62%), 우리금융지주(316140)(-0.18%) 등 국내 은행주 일부도 하락했습니다. 이날 글로벌 은행 리스크에 따른 경계감으로 외국인은 104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일단락된 CS 위기 이후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은 도이치뱅크인데요. 시장은 도이치뱅크의 미국 상업 부동산과 파생상품 노출에 대해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도이치뱅크의 CDS 프리미엄은 최근 열흘간 100bp 이상 급증하며 200bp를 상회하고 있으며 한 달간 주가는 25%가량이 떨어졌습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 CS의 UBS 인수 이후 신종자본증권(AT1) 상각이슈가 제기되면서 유럽 은행권 전반의 AT1 우려가 전이됐고, 특히 도이치뱅크의 경우 과거 2016년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이슈가 제기된 바 있어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습니다.
 
일단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제한적으로 보여요.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별히 문제점이 발생한 것은 아닌 상태에서 이슈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로 귀결됐다"면서 "세부적인 위험지표가 시장에 나오게 되면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융주 하락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에 기인했다"면서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 있어도 시스템 전반적인 위험으로 이어가지 않는 이상 단기적인 변동성이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금융시스템을 둘러싼 우려감이 계속되면 경기 부진 폭이 심화하고 취약한 금융기관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겠죠. 신종자본증권(AT1)리스크 부각 이후 전반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저축은행과 PF 등 취약한 부문을 둘러싼 경계감도 지속적으로 질 전망이에요. 유럽중앙은행(ECB)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지속 우려 등도 존재하죠. 
 
(사진=뉴시스)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실물 경제 부담 고려해야  
 
다만 도이치뱅크가 CS사태와 다르게 봐야 할 부분으로는 재정상황이 큰 문제가 없다는 건데요. 과거 인력 감축과 사업 철수 등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2022년 56억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이후로는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주요 사업부 수익규모가 확대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보통주 자본비율과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이 은행 재정성을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인데, CS와 달리 도이치뱅크는 양호한 보통주 자본비율과 유동성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도이치뱅크 주가가 하락했던 근본적 원인은 아직까지 불안심리 확산으로 산업형 부동산 비중이 높은 은행들에게서 공격적으로 공매도 압력이 강화된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시스템 확산리스크로 전이되려면 대형은행 뱅크런이 일어나야 하는데, 아직 예금 인출을 발생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내 증시 외국인과 기관 등 매도 압력이 강하지만 펀디멘털로 보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우리나라는 은행 노이즈가 일단락된 뒤 펀더멘탈에 대한 평가를 받을 시 어머징 내에서 크게 하방 압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추가적 은행 파산과 위기상황 전염 위험 등은 경계할 요소입니다. 도이치뱅크는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 위험 노출액(익스포즈)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 산업용 부동산 대출의 절반 이상을 중소형은행이 담당하고 있는데요. 사태를 잘 봉합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파산 하는 은행이 나올 경우 시장 심리는 더 나빠지고, 위기 상황은 전염될 위험이 매우 높죠.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도이치뱅크의 겨우 체급이 커서 예금 인출에 대해 대응을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빠른 해결이 안 되면 SVB사태처럼 예금 인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주요 은행 가운데 CDS 프리미엄도 500대까지 올라와 있는데 더 치고 올라가 있는 모습 나오면 시장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악화일로가 되지 않고 은행 사태가 잘 마무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스템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로를 타고 실물 경기에 분명한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원자재 가격이 밀리고 코스닥보다 코스피가 밀리는 것을 보면 실물 경제에 있어 어느 정도 부담으로 여겨진다고 보면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은행권이 도이치뱅크와 엮여 있는 것은 크지 않지만 조달비용이나 대출태도 측면에서 타이트해지면 금융권 수익성 부분에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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