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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덮친 미 도청 파문…여야 공방 최고조
여 "사실인지 알 수 없다"…야 "완벽하다니 실소"
2023-04-11 11:55:42 2023-04-11 18:15:42
지난해 5월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바라본 용산 미군기지 13번 출입문과 기지 내 헬기장, 공사중인 국방부 일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11일 미국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 관련한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민주당은 적극적인 공세를, 국민의힘은 신중론을 펼쳤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 국방부 기밀 문건 유출로 인한 충격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석열정부는) 국정을 책임지는 세력으로서 국민에 대한 사과의 입장을 밝히는 게 우선이건만, '동맹을 흔드는 세력,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치적 공세로 겁박하기 바빴다"며 "안보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전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의 대화가 그대로 털렸는데, 또다시 '엉뚱한 곳'만 탓하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국민께 제대로 설명하고 동맹국에 적극적으로 항의해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과거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동맹국 간의 스파이 행위는 독일인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직접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당당히 따져 물었다"며 "동맹국에 대한 도청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명확히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한 술 더 떠 용산으로 이전하느라고 도·감청에 취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통령실은 '용산청사는 도·감청이 더 어렵다', '청와대보다 더 안전하다', '보안문제는 이전 당시부터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왜 북한 무인기에 대통령실 주변 상공이 뚫렸고, 이번에는 미 국방부 도청 정황까지 불거진 것인가"라며 "용산의 하늘도, 벽도 멀쩡한 곳 하나 없는데 '완벽하다'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결국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이 지적했던 문제가 그대로 현실화된 건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김민석 정책위 의장도 "국가 간 도청 문제는 국제사회 오랜 쟁점으로 사실 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시정하는 것이 당연하고 기본이다. 다만 눈 뜨고 코 베이는 국제관계를 직시하고, 소를 잃은 뒤라도 외양간의 근본을 고치는 게 자주 독립국가다운 지혜"라며 "대통실 집무실 이전 운영의 공적 절차를 지키고, 나아가 관저·비서실 운영, 인사 출입 기록의 투명·공정성, 보안 체계의 엄격성을 지키는 공적 대점검의 비상경계령이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미국 정부가 하겠다고 했고, 우리 정부도 협의했다고 하기 때문에 일단 답을 기다려야 하고, 그것이 사실인가는 지금 알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에서 그 부분에 대한 진상조사를 할 것이고 동맹국에 충분히 알릴 거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충분히 윤석열 대통령께서 우리 입장을 그쪽에 전달하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보활동이 가지고 있는 특이사항, 정부활동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외교·공개적으로 언급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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