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토큰증권시장 선점 나선 은행권
하나·농협은행 등 타 업종과 '합종연횡'
"가치평가 우선" 컨소시엄 방식 참여
2023-07-17 06:00:00 2023-07-17 0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금융당국이 토근증권 발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은행권도 미래먹거리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유통하려면 블록체인망을 구성해야하는데요. 금융사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술력을 가진 핀테크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모습입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큰증권은 부동산과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실물 자산에 대한 권리를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화한 증권 발행의 한 형태입니다.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을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한 입법화작업을 진행하는 중인데요.
 
미국 씨티은행은 2030년까지 토큰증권산업 규모가 4~5조달러(약65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매년 20~30배 성장세를 보일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합종연횡이 분주한 양상입니다.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은행권 최초로 '은행권 STO컨소시엄'을 구축했습니다. SH수협·전북·IBK기업·신한·우리은행과 국내 조각투자사업자 등이 협의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은행권 STO 컨소시엄'은 기업 채권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거나 혁신적인 조각투자 모델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유통시장을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하나은행도 같은 계열사인 하나증권과 함께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한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에 참여했습니다. 하나은행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은행권 최초로 조각투자 관련 '수익증권 발행신탁'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은 다날엔터테인먼트와도 토큰증권 생태계 구축 및 공동 비즈니스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요.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다날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음원,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토큰증권 진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큰 시장이 활성화하면 은행입장에서는 예수금이 들어오니 긍정적인 데다 신탁 상품으로 발행될 경우 수수료까지 나올 수 있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토큰증권 시장과 관련된 사업 실체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은행들이 협의체 구성 방식으로 토큰증권 시장에 나서는 것은 아직까지 기존 조각 투자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과 권리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가치평가도 우선해야하는데요. 기초자산 평가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심수빈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토큰 증권을 발행하고 유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블록체인망을 구성해야 하는데 이는 금융사 내부 인력으로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술 전담 회사와 협력이 필요해 지금 단계에서는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이 컨소시엄 구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토큰증권 시장 선점에 은행권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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