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악화에 신용융자 급감…얼어붙는 투심
신용융자 17조원대…한달 반만에 2.5조 급감
2024-09-13 14:48:31 2024-09-13 14:48:31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 잔고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16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은 9조7821억원, 코스닥 7조23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신용거래융자는 올초 17조원대를 기록하다가 상반기 동안 19조~20조원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신용거래잔고는 지난 달 1일부터 이날까지 2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습니다. 이후 지난 7월17일 20조203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8월5일 '검은 월요일' 이후 하루 사이에 1조 3363억원이 줄어 17조7191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이후 최근 한 달 사이에만 7000억원이 추가로 감소한 모습입니다.
 
신용거래융자가 17조원을 밑돈 것은 주식시장 급락세가 나타났던 지난해 10월 말 이후 처음입니다. 당시 신용거래융자는 16조9704억원대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2일 33.76%로 연초 수준인 33%대로 내려왔습니다. 외국인 비중은 연중 34~35%대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51조9932억원으로 두 달 간 5조원 가량이 사라졌습니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우세합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가능성이 유력한데요. 그럼에도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 부진에 대해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음에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가계부채 위험성은 한국 투자 심리를 악화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4% 하락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17% 하락해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기업의 주가 부진이 한국 주식시장 약세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한다"며 "하반기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은 축소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오는 17일 예정된 미국의 실물 경제 지표 결과가 쇼크를 기록할 시 9월 FOMC에서의 금리인하를 '선제적 인하=증시 호재'가 아닌 '침체를 수습하기 위한 사후적 인하=증시 악재'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오는 16~18일까지 3거래일간 미국 증시의 변화, 19일 새벽 FOMC 결과를 20~21일에 걸쳐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주가 및 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572.09)보다 0.28포인트(0.01%) 내린 2571.81에 개장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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