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울에너지공사, 자구책 마련한다지만
고효율·저비용 통한 수익개선 집중
열요금제 개선·사업 다각화 등 근본대책 필요
2023-07-14 17:21:50 2023-07-14 21:57:19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재정 악화를 겪고 있는 서울에너지공사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최근 집단에너지업계의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14일 비상경영 선포식을 열고 지속가능한 경영환경 조성을 위한 자구방안을 밝혔습니다. 공사는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857억 원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긴급 융자받는 등 한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습니다.
 
공사의 2021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1580억100만원과 441억800만원, 2022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1968억6100만원, -792억7500만원으로 적자가 심화됐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도시가스 요금은 2021년 이후 173% 인상됐지만, 열요금은 2022년 38% 인상에 머무르며 재정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가스계량기. (사진=뉴시스)
 
이번 자구안에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혁신 △우선순위에 따른 사업 조정, 업무 슬림화 △예산 절감, 자산 매각, 수익 확대를 통한 재무개선 △전사적인 비상경영위원회 운영 등의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2027년까지 1798억원 절감”
 
먼저 공사는 미활용열 연계 사업으로 저가 외부수열을 극대화하고 열원시설 운전최적화 적용 등을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할 예정입니다. 장위 4구역 등 지역난방 공급지역을 넓혀 2025년 이후 3년간 37억7000만원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건설 사업을 완수하고 고효율·저비용 발전을 통해 공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자산 현금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공사 가용 부지, 지축·개화 차량기지 등에 있는 태양광발전소를 매각해 현금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합니다. 또 실·처장 이상은 올해 임금 인상분의 50%, 평가급의 50%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공사는 이런 고강도 자구 노력을 통해 올해 54억원을 포함해 2027년까지 총 1798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역대 최대 규모인 4000억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열요금 개편과 사업 다각화 등 보다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합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국제유가나 에너지 비용 급등락 시 열요금 제도에 대한 개선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마용선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에너지업계는 최근 천연가스 급등으로 전력 판매에서 돈을 벌고 열생산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서울에너지공사는 열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요금 제도를 개선하고 신재생 에너지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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