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다음은 방심위?…안팎으로 정연주 사퇴압박
여권, 정연주 방심위원장 직무해태 비판
회계검사 이번주 마무리…위원장 교체설도
2023-07-31 15:22:50 2023-08-01 09:07:35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여권을 중심으로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방송통신위원회 수장에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 임명을 강행하는 가운데 방심위도 위원장 교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심위 회계 검사는 이번주 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방통위는 이달 초부터 방심위에 대한 정기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방통위의 방심위 회계 검사는 5년 만에 실시된 것으로, 2018~2023년 방심위의 방송통신발전기금 보조금 사업에 대한 회계검사를 진행 중입니다. 정 위원장을 포함한 이광복 부위원장, 위원들의 근태, 업무추진비 사용 등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방심위에 대한 회계 검사는 이달 중순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21일로 한 차례 연장됐고, 또 다시 8월4일까지로 미뤄졌습니다. 이번 검사는 보조금 사용이 적정하게 집행됐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서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면직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검사를 계속해서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한 전 위원장에 이어 정 위원장의 교체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 장관급 이상 공공기관, 공기업 인사에 대한 여권의 사퇴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2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김우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연주 위원장이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을 건강하게 해 여론 건전성에 기여해야 할 본연의 책무를 해태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김 위원은 국민의힘이 추천한 방심위원입니다.
 
김 위원은 "가짜 뉴스와 이로 인한 국민 분열이 도를 넘고 있는데, 그 책임의 중심에 공영방송과 방심위가 있다"라며 "KBS, MBC 등 공영방송은 편향된 특정 진영의 진지가 된 지 오래고, 국민을 뭉치게 해야할 공영방송이 원심력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어 방심위를 향해 "현 정연주 체제식 방심위는 공영방송이라는 개념조차도 없다"며 방심위가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가짜 뉴스가 여론을 집어 삼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위원장 체제의 방심위는 MBC, TBS에 편파 심의를 해왔다는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정 위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당론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홍석준 의원과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가 함께 나서 "공영방송의 사유화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방심위의 역할은 찾아볼 수가 없다"며 방심위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언론노조에서도 볼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 지부는 지난 24일 정 위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는데요. 정 위원장의 불공정 인사, 직원 고충 외면 등으로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한편 정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입니다. 만약 정 위원장이 물러나게 되면 방심위 내 심의 구도는 크게 바뀝니다. 방심위원은 방송법상 대통령 추천 3인, 국회의장 추천 3인, 국회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추천 3인 총 9인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정부에서 구성된 5기 방심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정 위원장, 옥시찬, 김유진 위원, 민주당이 추천한 이광복 부위원장, 정민영, 윤성옥 위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황성욱 상임위원, 김우석, 허연회 위원으로 여야 3대6의 비율입니다. 이 가운데 정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이 해촉되고 이후 여권 성향의 인물들이 이 자리에 앉을 경우 여야 비율은 5대4로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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