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배전반 공공입찰에 '8년간 담합'…에스지파워텍 등 8곳 '덜미'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짬짜미
낙찰자 미리 정하고, 들러리 세우는 수법
"한전 입찰방식 변경 후 중기 담합 촉발"
2023-10-25 12:00:00 2023-10-25 12:20:1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8년간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디지털 축소형 모자익 배전반(디축배전반) 공공입찰 77건을 짬짜미로 나눠 먹은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스지파워텍 등 8개 디축배전반 제조 및 설치 사업자들의 입찰 담합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8억1700만원을 부과한다고 25일 밝혔습니다.
 
8개 업체는 에스지파워텍, 대웅전기공업, 삼영전기, 유성계전, 한신전기, 삼영제어, 신진전기, 청진산전 등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약 8년간 한전이 발주한 77건의 구매 입찰에서 담합했습니다. 담합은 자신들끼리 낙찰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를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구체적으로 한전은 디축배전반 발주를 위한 추정가격 산정을 위해 1개 이상 사업자에 단선도 및 세부사양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견적을 받았습니다.
 
이후 한전으로 견적 제출을 요청받은 사업자가 낙찰예정자가 돼 들러리를 섭외했습니다. 이들은 규격서 및 투찰가격을 작성·산정해 메일 등으로 공유하며 입찰을 따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스지파워텍 등 8개 다축배전반 제조 및 설치 사업자들의 입찰 담합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8억1700만원을 부과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디지털축소형모자익배전반 모습.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번 담합은 한전 입찰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한전은 디축배전반 입찰에서 '규격'과 '가격'을 분리해 진행하다가, 2014년부터 '동시 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는데, 입찰 기간이 기존 6주에서 3주로 단축되는 등 중소기업이 입찰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공정위는 사전에 한전으로부터 견적서 제출을 요청받은 사업자의 경우 준비가 유리해 자연스럽게 낙찰예정자되는 등 담합이 촉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르 보면 에스지파워텍 1억6600만원, 삼영전기 1억3800만원, 대웅전기공업 1억2500만원, 유성계전 8900만원, 한신전기 1억600만원,  삼영제어 6400만원, 신진전기 4800만원, 청진산전은 8100만원입니다.
 
오동욱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공공구매 입찰에서 장기간 은밀히 유지된 담합을 적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공공입찰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스지파워텍 등 8개 다축배전반 제조 및 설치 사업자들의 입찰 담합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8억1700만원을 부과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나라장터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나라장터)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