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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토박이' 김영호 대 '큰 인물' 박진…변수는 '지역개발' 심리
서울 서대문을 민심, "정치 거물" 대 "젊을 때부터 있던 사람"
2024-03-29 18:04:25 2024-03-29 20:05:53
지난 21일 박진(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김영호 민주당 후보의 선거사무소 건물에 후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에 현역 의원인 김영호 민주당 후보와 강남을 현역인 4선의 박진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습니다. 두 후보는 불과 100m 남짓한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선거사무소를 차렸는데요. 연일 거리 유세를 이어가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는 서대문에서 나고 자란 지역 토박이입니다. 특히 김 후보의 아버지인 김상현 전 의원도 서대문에서 여러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반면 당의 지역구 재배치 결정에 따라 서대문을에 ‘자객 출마’한 박 후보는 인지도가 높고 정치경험이 풍부해 거물급 인사로 꼽힙니다. 이에 지역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심리가 표심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정치 거물이 와야”“젊을 때부터 있던 사람 돼야”
 
두 후보는 출퇴근 시간 유동 인구가 많은 홍은동 서대문구청 앞 교차로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고 각각 “서대문을 열어라”, “비켜라 검찰독재”라는 현수막을 외벽에 걸었습니다. ‘인물론’ 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 구도가 형성됐는데요. 
 
서울 서대문 홍인동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남성 윤모씨는 박 후보에 대해 “원래 종로에서도 당선된 적 있지 않나. 정치 1번지와 강남에서 오래 활동하고 외교부 장관까지 지냈으니까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라며 “외교적인 문제에서도 중국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 서대문 남가좌동에 거주하고 있는 80대 남성 고모씨는 “박 후보는 김 후보에 비하면 정치 거물, 중진 의원 아닌가”라며 엄지를 치켜들었습니다. 
 
남가좌2동 백련시장에서 만난 70대 여성 장모씨는 “박 후보가 일을 잘할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사람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민주당이 여기 나와서 한 일이 없다. 대통령실이 시끄럽다고 해도 대통령은 나랏일이고, 의원이 잘하는가 못하는가에 대해서는 지역에서만 이야기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김 후보는 지난 8년 동안 지역에서 발로 뛰고 소통하면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특히 지난 21대 총선에서 61.3%의 득표율로 서대문을에 당선됐습니다. 최근 김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습니다. 
 
이에 40대 남성 한모씨는 “김 후보는 젊었을 때부터 이곳에 있었다”라며 “얼마 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박 후보를 봤다. 그런데 영 정이 가지는 않는다”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명지대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 김모씨는 박 후보에 대해 “박 후보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나 “라면서도 “4선을 했으니 오히려 더 위험한 것 아닌가. 중앙 정치에만 집중하고 국회에 틀어박혀 있으면 어떡 하나”고 우려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백련시장 입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재개발·재건축 둘러싸고 민심 온도차
“장사는 어떻게 하라는 건가”
 
서대문은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입니다. 박 후보는 중앙 정부와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과 소통해 속도감 있는 재개발·재건축 진척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다만 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싸고 다세대주택 거주자와 상인 간 민심 온도 차가 있습니다. 
 
백련시장 인근에서 만난 상인 권모씨(50대·남성)는 “박 후보를 뽑으면 서울시장부터 서대문구청장, 정부까지 모두 여권이 되는 것 아닌가. 뭉치면 시너지 효과는 안 나고 독단이 되고 폐단이 된다”라며 “다가구, 다세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재개발에 찬성하지만 이곳 대부분의 지주들은 반대한다. 반대표의 목소리는 끊어버리고 윗선에 전달할 수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또다른 상인 현모씨(여성·50대)는 “지금 무서운 것은 기사를 살펴보면 서울시장, 서대문구청장, 박 후보 3명이 친한 사이라는 점이다”라며 “재건축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은데 무시하고 밀어붙이면 그동안 장사는 어떻게 하라는 소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만 집값 상승을 위해 여권을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60대 여성 이모씨는 “상권도 점점 죽어가고 경기도 힘들고 살아가기가 팍팍하다”라며 “여기 주변에 산책할 수 있는 곳은 홍제천 인공폭포 정도다. 국민의힘을 찍어서 집값이라도 올라가면 좋지 않겠나”라고 전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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