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사 ‘해운운임’ 전가…수출기업 ‘비상’
CMA CGM, 최대 4000달러 할증료 부과
유조선 운임 사상 최고…물류비 압박 고조
2026-03-06 12:21:19 2026-03-06 12:21:19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이란 전쟁 확전 기미로 중동 해상 물류망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운임 폭등에 따른 비용을 화주에게 전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조선 운임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대형 선사들의 중동 노선 운항 중단과 ‘긴급 분쟁 할증료’ 부과가 이어지며 물류 대란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할증료 부과 움직임이 다음 주 국내 해운업계로 확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 폭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이란 위협에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6일 발틱거래소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정기용선료를 평가하는 '발틱해 TD3C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48만595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로 가는 노선은 하루 50만7709달러로 훨씬 더 높았습니다. 지난주 유조선 평균 용선료가 20만달러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폭등한 수치입니다. 
 
실제 시장 운임은 지수마저 뛰어넘었습니다. 글로벌 유조선 운영사 탱커스 인터내셔널 공시에 따르면 홍해에서 인도 서해안으로 향하는 칼라모스호의 경우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체류 기간 동안 하루 75만7772달러에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운임 폭등과 위험이 증가되자 대형 글로벌 선사들은 운항을 중단하거나 비용 전가에 나섰습니다.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는 안전을 이유로 중동 노선 운항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세계 3위 규모의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중동 지역을 오가는 모든 고객사를 대상으로 화물당 최소 2000달러(약 295만원)에서 최대 4000달러(약 589만원)에 달하는 ‘긴급 분쟁 할증료’ 부과를 공식화했습니다. 기선적 화물에도 할증료를 소급 적용하기로 해 수출기업들의 즉각적인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출처: 미 에너지부, 블룸버그통신, AFP, 연합뉴스/ 그래픽: 구글 제미나이)
 
글로벌 선사들의 운임 인상은 국내 해운업계로도 번질 전망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머스크나 MSC, CMA CGM 등 대형 선사가 속한 얼라이언스 한 곳이 할증료를 부과하면 다른 곳도 유사하게 요율을 올리며 따라가는 구조”라며 “다음 주쯤에는 국내 해운업계에도 운임 인상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신규 계약은 인상된 요율로 시작하고 이미 운항 중인 화물에 대해서도 위험 리스크가 올라간 만큼 선사가 먼저 정산한 비용을 화주와 재협의해 분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선사들의 운임 인상과 할증료 부과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원가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2024년 홍해 사태 당시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상선들이 수에즈 운하를 우회하면서, 삼성전자(005930)의 연간 물류비는 2조9602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3년의 1조7216억원과 비교해 약 72%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LG전자(066570) 역시 같은 기간 물류비가 2조6242억원에서 3조893억원으로 약 17% 증가해 비용부담이 늘어났습니다. 국내 생산 차량의 64%인 218만대를 해외로 수출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역시 해상 운임이 급등할 경우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상 운임이 10% 상승할 때마다 국내 제조업의 수출 원가는 약 0.12% 상승합니다. 해상 운임이 2배 이상 급등할 때 운임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제대로 전가되지 못하면 수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포인트 내외 하락할 수 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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