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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에 속타는 제약업계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 높은 5대 제약사, 문제는 '2분기부터'
2024-05-03 16:29:34 2024-05-03 16:37:32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제약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선방한 모양새지만, 녹십자는 영업손실 폭이 커져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유한양행과 종근당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높은 5대 제약사의 경우 의정 갈등 후폭풍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60% 이상 차지하는 만큼 의료공백이 길어질수록 처방약 매출이 감소해 제약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유한양행은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액이 43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4% 급감했습니다. 특히 기저효과가 반영된 해외사업부와 호흡기 품목 감소와 의료계 파업 영향을 받은 약품사업부에서 부진한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1분기 매출액은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은 5대 제약사 중 가장 적었습니다.
 
종근당의 1분기 매출액은 35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 줄어든 26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녹십자는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이 35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50억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습니다.
 
그나마 5대 제약사 중에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돼 체면치레했습니다.
 
5대 제약사 2024년 1분기 실적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1.8% 늘어난 4037억원을 영업이익은 27.9% 증가한 766억원을 기록했는데요. 한미약품 실적 개선에는 중국 내 폐렴 확산과 독감 유행으로 주력 제품 매출이 늘어난 북경한미의 성장세가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원외처방 품목 중심 고마진 제품의 성장과 바이오신약 롤베돈 DS 공급물량 확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매출 상승 등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지난해 한미약품 별도 기준 국내 매출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처방 의약품 매출 비중이 93.8%를 차지하고 있어 의정 갈등 장기화 불확실성은 실적에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47% 증가한 2966억원, 영업이익은 0.83% 증가한 312억원으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대웅제약의 외형 확대는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가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지난해 국내 처방액 100억원을 돌파한 펙수클루는 올 1분기에는 17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새 57% 성장했습니다.
 
이 밖에 보령은 보령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23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2%,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2.19% 늘었습니다. HK이노엔은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2162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206.0% 증가한 17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산 신약 30호 케이캡의 상승세가 1분기 실적상승을 주도했는데요. 1분기 케이캡 매출은 519억원으로 첫 분기 매출 500억원을 넘겼죠. 보령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와 HK이노엔의 신약 케이캡이 공동판매 시너지 효과가 1분기 호실적을 견인했지만, 의료파업 악재를 뚫고 2분기에도 유효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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