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7년…"경쟁촉진·혁신성 부족"
금융연구원, '인터넷은행 도입 성과 평가' 세미나
대안신용평가모델 시중은행과 차별성 없어
당국도 주담대 편중 영업에 쓴소리
2024-06-13 14:35:39 2024-06-14 07:58:59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은행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에서 영업을 집중하고 있어 경쟁 촉진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시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 구축을 중요하게 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를 앞두고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은행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메기 역할을 수행했는지 점검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7년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인 중저금리 대출 강화와 은행산업 경쟁 촉진에 있어서는 부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금리 경감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인터넷은행의 예금금리는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중저신용자대출 확대를 위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구축도 뒤늦게 추진됐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안신용평시스템 역시 시중은행이 추진했던 대안 신용평가모형과 큰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은행산업 경쟁 촉진 측면에 있어서도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계대출 시장의 시장집중도는 2015년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시장의 시장집중도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나 당국의 경쟁 촉진책 등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이정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은행에게 특혜를 준 이유가 기존 시중은행이 공급할 수 없는 중저신용자에게 자금 공급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안신용평가를 위한 데이터시장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도 기존 인터넷은행이 아직까지 설립 초기 제출했던 대안신용평가모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4인터넷은행 인가 과정에서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과 자금조달 능력을 중요한 요소로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인터넷은행이 자리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기존은행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에서 수익이 나는 것은 원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규 진입 사업자의 요건에 대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의 실제 구현 가능성이나 비대면심사의 제약을 넘을 수 있는 정교한 모델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목적이었던 포용금융 확대와 은행시장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성과가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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