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꿈꾸는 KB 발해인프라펀드
신대구부산도로 매출 70%가 정부보조금…26년 2월 MRG종료
펀드 상환보다 상장 통해 운용사 수익 추구
2024-07-16 14:45:28 2024-07-17 10:46:04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KB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발해인프라펀드가 제2의 맥쿼리인프라(088980)를 꿈꾸며 본격적인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선 발해인프라펀드의 수익성 우려를 제기합니다. 포트폴리오가 특정자산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이번 상장 추진이 신규 투자자 이익보다는 LP(유한책임조합원)와 운용사 필요에 의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KB발해인프라투융자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분산 투자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68%를 차지해 펀드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경우 매출의 약 70%가 정부가 지원하는 MRG(최소 수익보장)에 의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 2월 MRG 만기 이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됩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이 3424억원인데, 이중 정부 보조금 수익이 2360억원으로 약 69%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통행료 수익은 997억원에 불과합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MRG가 종료된다고 해서 정부 지원이 모두 끊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30년 운영 후 도로공사에 반환되는 시점까지 정부의 요금 보전 프로그램으로 보조금의 약 70%는 수익보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나머지 30% 정도가 줄어들 텐데 이는 교통량이 꾸준히 올라가고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라 요금도 일부 인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KB자산운용은 이번 펀드의 상장 예정 공모가 8200원선과 관련, 예상 연 환산 수익률이 7.9% 내외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습니다. 맥쿼리인프라펀드 수익률이 6%대인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가격대라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한 수익보전이 필요하단 지적을 내놓습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MRG 종료 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최소 보장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 자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발해인프라펀드의 상장과 관련해서 회의론도 제기됩니다. 40%대의 구주 매출로 인해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다는 분석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해인프라펀드의 상장은 투자자보다는 LP(유한책임조합원)와 운용사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며 "펀드가 설정된 지 15년이 지나 LP 엑시트가 필요하며, KB자산운용의 주요 수익원 상실을 방지하기 위한 상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1조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상환하는 것보다 상장시키면 운용 수익을 계속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발해인프라펀드가 2022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구주 매각 조건 조율 실패로 무산된 바 있다"면서 "이번 상장도 지난 실패를 만회하려는 시도로 보이나, 투자 자산 자체가 특별히 매력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KB발해인프라펀드는 펀드 운용액(AUM) 기준 잔액은 8500억원 규모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남양주도시고속도로, 부산 산성터널 등 주요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사진=신대구부산고속도로)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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