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당 과다 지급' 3년간 눈치 못 챈 새마을금고
2021년부터 암 공제 판매 직원에 수당 과지급
금고 400여곳에 뒤늦게 환수 공문
2024-08-16 14:09:25 2024-08-19 07:53:56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보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 수당을 과다 지급한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회수에 나섰습니다. 환수 대상 금고는 400여 곳에 달합니다. 중앙회는 직원 실수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3년 동안 발견하지 못한 것은 내부통제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관련 직원들도 갑작스러운 일방적 환수 통보에 반발했습니다. 
 
전산 오류 3년간 인지 못 해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최근 '무배당 MG ON-Green(온그린) 암공제' 보험 상품에 대한 공제보조금이 잘못 지급됐다며 초과분을 환수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습니다. 공제보조금은 보험 판매 시 발생하는 대리모집인 수당과 금고별 대리취급 수수료를 합한 금액입니다.
 
온그린 암공제 보험은 지난 2021년 4월 발매된 상품으로 암 전조 증상부터 예후까지 단계별 보장을 강화한 보험입니다. 중앙회를 대신해 지역금고와 그 직원들이 해당 상품을 판매해 왔고 그 대가로 직원은 대리모집인 수당을, 금고는 대리취급수수료를 받았습니다.
 
과지급된 대리모집인 수당은 2억7000만원, 금고별 대리취급 수수료는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수 공문을 받은 금고는 400곳이 넘습니다. 개별 금고 직원들은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대의 돈을 토해내게 됐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공제보조금 지급 관련 초과지급액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누적기지급률을 0%로 인식하면서 매월 지급회차 초기화로 보조금이 초과 지급된 것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해당 관리 직원은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안일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환수 예정일 하루 전에 통보식으로 공지문을 발송했는데요. 그간 금고와 해당 직원들이 공제보조금에 따라 추가 납부한 법인세와 소득세에 대한 해결 방안도 사전에 마련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미 퇴사한 직원의 과지급분 환수도 복잡합니다. 재직자의 경우 일괄 환수가 가능하지만 퇴사한 직원에 대해서는 단기간 내 환수가 어렵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퇴사자 과지급분에 대한 문제도 개별 금고에 처분 방안을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각 금고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총 6억원가량의 수당이 과지급된 전산오류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 예정일 하루 전에 일방적인 통보식으로 공지하면서 개별 금고와 직원들의 공분이 거세다.(사진=연합뉴스)
  
안일한 대처에 내부 반발
 
특히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환수 대상 금고에 사과 명목으로 건강식품을 발송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환수 대상 금고 이사장 앞으로 보낸 것인데요. 환수 대상 직원에 대한 보상 조치는 없어 일부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뒤늦게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공지를 발송했습니다.
 
한 새마을금고의 직원은 "회사가 수당 문제를 몇 년 동안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무능하게 느껴진다"며 "중앙회는 실수하고 환수하면 그만이지만 보험을 열심히 팔았던 개별 금고 입장에선 뒤통수 맞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직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과지급분에 대한 환수는 당연한 절차"라며 "세금 문제는 급여 담당 부서와 협의가 진행 중이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업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전산오류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전산시스템 점검으로 인한 오류로 한 시간 동안 인터넷뱅킹 계좌이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사전에 공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지난 2019년엔 직원 사용 내부 단말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전 지점에 전산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2018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잦은 전산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IT센터를 건립했습니다. IT센터 건립에 약 5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IT센터 건립 이후에도 전산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제보조금 오류 사고의 경우에도 3년간 수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과지급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IT시스템을 통해 적발하지 못한 것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암공제 보험 관련 보조금 과지급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환수에 들어갔다. 중앙회는 전산 오류에 따른 착오라고 해명하고 있다. 사진은 새마을금고중앙회 통합IT센터 전경.(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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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에 있는 금고 직원들은 공제하기 힘든데 중앙회직원은 그냥 환수 해야한다 통지하고 이사장님께는 죄송하다 선물보내는거는 금고직원을 대상으로 갑직을 하는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앙회 상품 열심히 파는 금고직원들만 피보는 처사인듯...

2024-08-16 14:42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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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수당만 환수한 중앙회.....수당체계가 어떤지 공개하라

2024-08-16 14:25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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