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메리츠, 우발부채 정리됐는데…발행어음 인가 지연 '속사정'
우발부채 156% '일시적'…100~120%까지 하락
남은 변수 이화전기…재무 아닌 평판 이슈가 '걸림돌'
2026-03-05 06:00:00 2026-03-0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메리츠증권(008560)의 발행어음 인가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최종 승인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걸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우발부채와 건전성 지표가 거론되지만, 시장에서는 재무 변수가 사실상 정리된 가운데 이화전기 이슈에 따른 평판 리스크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2025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156.3%로 집계됐지만, 최근 100% 안팎까지 이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해당 수치가 일시적으로 확대됐던 기업금융 대출확약(LOC)과 대형 딜 집행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4분기 중 집행된 SK온 주가수익스왑(PRS) 셀다운(재매각)이 완판되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줄였고, 후순위 물량 역시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흡수 여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본사(사진=메리츠증권)
 
SK온 PRS, 우발부채 비율 상승 배경 
 
이번 우발부채 비율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 거래는 SK온 PRS 딜이다. PRS는 특정 기초자산(지분)의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교환하는 파생 구조로, 메리츠증권은 SK온 투자와 관련해 약 2조원 규모의 거래를 선제적으로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은 일정 기간 해당 물량을 보유하는 구조를 택했고, 이에 따라 거래 초기에는 지급보증 성격의 노출이 우발부채로 반영됐다. 실질적인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계약상 책임 범위가 회계상 우발채무로 계상되면서 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자기자본 비율은 2023년 말 88.0%, 2024년 말 94.0%에서 지난해 3분기 156.3%로 급격히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해당 물량을 선·후순위로 나눠 구조화한 뒤 시장에 셀다운하는 방식을 통해 우발부채를 크게 줄였다. 선순위 1조4000억원에 대한 물량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새마을금고중앙회, 하나은행, 우리은행(000030) 등이 참여해 완판됐고, 이를 통해 우발부채에 대한 익스포저가 외부로 이전됐다. 메리츠증권은 나머지 후순위 물량인 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단행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며 우발부채/자기자본 비율을 완화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SK온 PRS 셀다운 완판과 유상증자만으로 우발부채/자기자본 비율은 120% 수준까지 낮아진다. 2025년 9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는 11조2384억원, 자기자본은 7조1917억원이다. 2조원 규모의 우발부채가 감소할 경우 약 9조2384억원으로 줄어들고, 여기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반영되면 자기자본은 약 7조6917억원으로 확대된다.
 
추가로 지난해 9월까지 누적된 당기순이익 5936억원이 전액 이익잉여금으로 적립된다고 가정하면 자기자본은 약 8조2853억원까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우발부채/자기자본 비율은 약 111%까지 하락한다. 일부 LOC 해소나 추가적인 이익 적립이 더해질 경우엔 100%대 진입도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발행어음 인가 심사 과정에서도 해당 비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우발부채를 구성하는 주된 요소 가운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중·후순위 비중도 과도하지 않다는 점에서 질적 리스크가 관리 가능 범위라는 평가다. 부동산PF 가운데 중·후순위 비중은 9%로, 동종업계 평균치인 56%를 크게 밑돈다.
 
인가 지연 원인 '이화전기'…금융당국 신뢰 중요
 
인가 지연의 실질적 배경으로 거론되는 것은 이화전기(024810)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이다. 해당 사안은 검찰 수사와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핵심 의혹은 메리츠증권이 2021년 10월 약 1700억원 규모의 이화전기 BW를 인수했다가, 2023년 5월 이화그룹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보유 물량을 모두 매도해 약 9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내용이다.
 
이는 재무적 손실이나 자본 훼손으로 이어진 문제는 아니지만, 인가 심사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통제 이슈와 준법 리스크에 해당한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가 앞서 2024년 12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메리츠증권 본점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대규모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제도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재무 건전성뿐 아니라 경영진 리스크나 내부통제 체계의 신뢰성을 함께 점검할 수밖에 없다. 발행어음 인가 과정에서 내부통제 보완과 재발 방지 대책을 금융당국이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발행어음 인가는 신청서 접수부터 금융위의 최종 의결까지 통상 6개월 이내로 결정된다"며 "메리츠증권이 외부평가위원회 심사와 실사까지 마친 단계에서 6개월을 넘기고 있는 이유가 단순히 재무적인 요인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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