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텃밭인데"…대기업 참전에 음식물처리기 중기 '긴장'
시장 저변 확대 대 고객 쪼개기
중기, 대기업과의 경쟁에 노하우로 차별화
2024-08-23 16:08:54 2024-08-23 18:03:32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LG전자(066570)가 음식물처리기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음식물처리기 사업을 영위해온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등장에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23일 음식물처리기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진입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분위기입니다. 여태 국내에서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사업은 중소기업이 주도해왔습니다. 가정 내 음식물처리기 보급률은 아직 5~10% 수준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먹거리이기도 합니다. 관련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시장 파이를 넓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기존 음식물처리기 수요를 뺏길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 음식물처리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대기업 진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왔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고,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보니 대기업도 탐을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기업이 들어오면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려되는 바도 분명히 있다. 이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LG전자 제품의 경우 빌트인 제품이어서 우리 제품과는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걱정을 덜긴 했다"면서 "자사만의 기술력과 전문성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의 업력으로 노하우가 쌓인 만큼, 경험을 토대로 얻은 자산으로 대기업과 경쟁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LG전자가 출시 예정으로 개발 중인 음식물처리기 설치 예시. (사진=LG전자)
 
앞서 지난 20일 LG전자는 안산시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안산시의 공동주택 약 40세대를 대상으로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LG전자는 개발 중인 음식물처리기를 이번 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가정용 음식물처리기는 처리 방식에 따라 음식물을 분쇄한 뒤 하수관으로 배출하는 '습식분쇄형', 건조해 처리하는 '건조분쇄형', 미생물을 배양해 처리하는 '미생물분해형' 등으로 나뉘는데 LG전자는 빌트인 형태에 미생물분해형을 채택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방식입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싱크대 배수구에 투입 후 제품을 작동시키면 물은 별도로 배수되고, 수분이 줄어든 음식물쓰레기는 미생물 분해 장치에서 발효·건조된 후 분리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LG전자는 타사 제품과 달리 발효·건조된 음식물쓰레기를 부산물 수거함으로 자동으로 옮겨지도록 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의 음식물처리기는 음식물 처리 전 과정에서 직접 손을 대는 과정을 최소화해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라며 "LG전자의 전국 A/S 역량으로 시장 저변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빌트인 습식분쇄형에서는 싱크리더, 휴렉, 라움, 황금맷돌이, 이동이 가능한 프리스탠딩형 중 미생물분해형은 린클, 건조분쇄형은 스마트카라, 건조형은 루펜 등의 업체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1위 업체로 꼽히는 스마트카라는 모터 기술로 대기업 진출에 대비한다는 계획입니다.
 
스마트카라 블레이드X. (사진=스마트카라)
 
2009년부터 음식물처리기를 제조해온 스마트카라는 올해 5월 출시된 신제품부터는 자체개발한 BLDC 모터에 한해서 10년간 무상 A/S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제품은 구매일로부터 1년 이내 무상 A/S만 적용됐으나 소비자들의 편의와 모터에 대한 강점을 살리기 위해 정책을 바꾼 것입니다.
 
스마트카라 관계자는 "스마트카라는 제품의 연구, 개발, 생산, A/S까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모두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전문 기업이다. 15년간 건조분쇄식 음식물처리기만을 출시하며 쌓아 올린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공정 과정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면서 "2016년 정밀모터 기업인 SPG에 인수된 이후부터는 건조분쇄형 음식물처리기의 핵심 부품인 모터까지 자체 생산하고 있다. 소비전력은 최소화하되 제품의 기능은 최대치로 올릴 수 있는 고효율의 모터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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