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운동권 대부' 장기표, 암 투병 중 별세
2024-09-22 15:41:08 2024-09-22 16:50:27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22일 향년 78세로 별세했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족 등에 따르면 장 원장은 담낭암 투병 끝에 이날 오전 1시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고인은 두 달여 전인 지난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건강 상태가 매우 안좋아 병원에서 진찰 받은 결과 담낭암 말기에 암이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당혹스럽지만 살 만큼 살았고, 한 만큼 했으며, 또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 아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1945년 경상남도 밀양 출신의 고인은 1966년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 후 전태일의 분신자살을 접하면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했습니다.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 유신 독재 반대 시위, 민청학련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민중당 사건 등으로 수배와 도피를 반복했고 10년 가까이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재야운동의 한계를 느낀 고인은 1989년 민중당 창당에 앞장서면서 진보정다아 운동을 시작해 개혁신당, 한국사회민주당, 녹색사민당, 새정치연대 등을 창당했습니다. 하지만 1992년 14대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15·16대 총선, 2002년 재보궐 선거, 17·19·21대까지 총 7차례 선거에서 모두 낙선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는 보수정당(미래통합당) 후보로 옮겨 출마했으나 역시 고배를 마셨습니다. 
 
최근에는 '신문명정책연구원'을 만들어 저술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 등에 집중해왔습니다. 
 
'재야 운동권 대부'의 별세 소식에 정치권에서도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는데요. 정혜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장기표 선생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우리 시대를 지키신 진정한 귀감이셨다"며 "장기표 선생의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윤 대통령의 애도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국민의힘도 한지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고인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다"며 "투병 중에도 '정치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지 못하고 떠난다'며 오로지 민생만을 걱정했다"고 추모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생전 고인께서 몸소 실천해주셨던 헌신을 끝까지 기억하겠다"며 "고인의 삶처럼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대학생 시절 김근태 선생과 함께 마음 속 깊이 존경했던 대선배였다"며 "영원한 안식을 빈다"고 적었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역시 "장기표 선생님은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시며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우겼다"며 "그의 삶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으며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신념의 상징이었다. 그의 듯과 유산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애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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