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재판이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김건희특검은 지난달 24일,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국민의힘)과 전·현직 양평군 공무원 2명,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특검에 따르면, 이들 5명은 공모를 통해 김씨 일가 소유의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에 개발부담금 17억4000만원을 '0원'으로 감면해준 혐의를 받습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과 양평군이 총 22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특검은 재판에서 개발부담금 산정 과정이 얼마나 위법했는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피고인들 사이의 구체적 공모 정황을 밝혀내는 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강압 수사' 논란이 재판 과정에서 다시금 쟁점화될 가능성도 높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됩니다.
8일 <뉴스토마토>가 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에 관한 공소장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특검은 김선교 의원, 최은순씨, 김진우씨, 양평군 전·현직 공무원 A, B씨를 특경법상 배임 공범으로 봤습니다. 최은순·김진우 측의 청탁을 받은 군수 시절 김 의원이 양평군 공무원들과 순차 공모해 개발부담금 산정에 특혜를 줬다는 겁니다. 아울러 김 의원이 군수로 재직할 당시 최은순·김진우씨의 지시를 받은 지역신문 기자로부터 청탁을 받고, 공흥지구 도시개발사업 개발부담금 부과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도 있습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26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특검이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판례에 따르면 '공동정범' 혐의가 인정되려면, 피고인들이 묵시적으로라도 범죄 사실을 인식하고 의사를 공유하며 실행에 가담했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공소장에는 이를 뒷받침할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선교 의원은 군수 시절인 2017년 3월쯤 전직 공무원 A씨에게 "공흥지구 관련 개발부담금 민원을 민원인이 원하는 대로 처리해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A씨는 특검 수사 중 숨진 C씨, 다른 공무원 B씨에게 '잘 검토해서 처리하라. 개발부담금을 깎아주라'는 취지의 지시를 전달했습니다. 결국 특검은 김 의원의 지시가 실무자인 B씨에게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범죄 공모가 성립됐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피고인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선교 의원과 양평군 공무원 B씨를 대리하는 박경호 변호사는 "이 사건은 개발비용을 부풀리고 서류를 갖춰 신청해 개발부담금 0원을 받은 것으로 개발업자가 사기를 친 것"이라며 "서류(개발부담금 정정 요구와 관련한 증빙자료)가 들어왔는데, 공무원이 무슨 수로 그게 허위임을 입증하느냐"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군수 시절 김 의원의 지시를 받았다는 전직 공무원 A씨와 B씨의 사이를 이어줄 C씨가 특검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숨진 것도 특검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C씨는 지난해 10월2일 특검의 조사를 받은 뒤 같은달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죽기 직전 남긴 유서에서 C씨는 "(특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윗선의) 지시에 의해 (특혜를 주도록) 한 것이라는 죄를 만들어서 강요하고 거짓 진술을 시켰다"며 "법치주의가 아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양평군 공무원의 공모관계에 대한 부분은 고리가 약해보인다"며 "B씨의 경우 승진을 약속한다든가 이런 대가가 없다면, 나서서 개발부담금 특혜를 주기로 한 이유가 뭔지 특검이 소명해야 한다. 더군다나 팀장이 자살해 특검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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