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집중기획)KT, 올해 통신판 바꿨다
(스마트폰 돌풍 1년)①아이폰·아이패드로 무선시장 흔들어
2010-12-24 08:00:00 2010-12-24 08:00:00
[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올해 국내 통신 시장은 급변의 시기였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무선데이터 시장이 통신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본격 떠올랐다. 그동안 음성 위주의 폐쇄적인 모바일 환경에서 안주하고 있던 통신사업자들에게는 위기이자, 그동안의 성장 정체를 타파할 수 있는 기회였다. 새로운 시대를 맞을 준비가 된 사업자는 신속히 흐름에 올라탔고, 준비가 부족했던 사업자는 쓴 맛을 봐야만 했다. 올 한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가 얻은 득과 실을 각사별로 나눠 살펴본다.(편집자)
 
아무도 통신 판이 이렇게 바뀔 줄 몰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50만명에 미치지 못했던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현재 7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1년여만에 14배 가까이 늘며 고속 성장했다. 덩달아 휴대폰 무선데이터(3G)의 월 사용량도 연초 대비 약 5배 늘었다. 이동 통신 시장의 중심 축이 성장 정체에 머물렀던 음성통화에서 무선데이터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변화의 선두에는 ‘변화’와 ‘혁신’을 내건 KT(030200)가 있었다. 지난해 6월 KTF와 합병한 KT는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스마트폰 열풍을 이끌어 냈고, 3W(Wi-Fi, WIBRO, WCDMA) 전략, 1인다기기(OPMD) 요금제등을 통해 무선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를 주도했다.
 
덕분에 지난 한해 KT는 고리타분한 `공기업` 혹은 `통신공룡`이라는 이미지에서 ‘젊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로 변신하는데도 성공했다.
 
내년에는 고객만족을 최대 목표로 내걸고, 신규 가입자 확보 위주에서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경쟁의 축을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 만년 2위 KT, 올해 무선데이터 시장 주도
 
KT가 만년 2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통신판 자체를 바꿔야만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음성 위주의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SK텔레콤(017670)의 독주 체제를 깨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양현미 KT 개인고객부문 전무는 “스마트폰을 들여와서 무선 데이터 경쟁으로 판을 바꿔야만 했다”며 “그렇다면 정말 쓸만한 스마트폰을 고객이 맛보게 하자 한 게 아이폰이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애플 아이폰의 도입은 성공적이었다. 아이폰을 도입한 지 불과 2개월만에 국내 무선 인터넷 이용은 도입 이전보다 전체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은 2.1배, 스마트폰은 122.4배 증가하며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기존의 폐쇄적인 모바일 시장에서 안주하고 있던 통신사업자와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면서 무선데이터 시장 판은 커졌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요금제도 정비했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무선데이터요율을 패킷당 2.01원에서 0.25원으로 무려 88%낮췄다. 업계 최초로 테더링서비스, 무료 데이터용량을 여러 단말에서 공유해 사용할 수 있는 OPMD 부가서비스인 ‘쇼 스마트쉐어링’ 등도 선도적으로 출시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무선 데이터 이용에 대비하기 위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와이파이와 와이브로을 적극 활용한 `3W'(WCDMA+와이브로+와이파이) 전략도 KT의 강력한 무기로 탈바꿈 했다.
 
KT 관계자는 “통신 시장의 축을 음성에서 데이터로 옮기기 위해 추진했던 일련의 계획들이 올해 판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실적도 이를 증명했다. 가입자당 매출이 높은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와 마케팅비용 등 비용 통제에 힘입어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을 3분기 연속 앞질렀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 KT는 이미지와 실적, 두 가지를 모두 얻었다”며 “스마트폰이라는 디바이스가 나오면서 흐름을 잘 선택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 “내년 최대 목표는 고객 만족”
 
KT가 올해 통신판의 한 축을 음성에서 무선 데이터로 옮겼다면, 내년에는 신규 가입자 확보 위주에서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 하는 쪽으로 경쟁의 축을 옮기는 것이 목표다.
 
양현미 전무는 “통신사들이 지금까지 보조금을 통해 신규 가입자 확보 위주로 싸움을 해오다 보니 기존 가입자에 대한 로열티도, 본원적인 고객 관리도 없었다”며 “내년에는 고객만족을 최대 목표로 삼고 성과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생각에서다. 일반폰에 비해 스마트폰은 요금도 복잡하고, 쓰임새도 다양해 고객들의 요구 사항이 많다.
 
지난해 말부터 커스터머아트(Customer Art) 통해 고객 행동 및 욕구를 분석하는 등 준비를 해왔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현장에 적용ㆍ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기업고객부문 조직도 최근 상품ㆍ서비스별 조직에서 고객가치에 기반한 조직으로 변환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KT가 내년에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에 걸맞게 아직도 이용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이폰 사후서비스와 정액제 무단 가입에 대한 환급 조치, 3G망 인터넷 전화 차단 등에 어떤 조치를 취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송수연 기자 whalerider@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