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렌탈, 쏘카 품으려다 661억 묶였다…모빌리티 전략도 차질
선급금 661억원 묶여…유동성 축소 여파에 기회비용 확대
모빌리티 플랫폼 확장 제동…쏘카와 사업 결합 지연
법적 공방 장기화에 경영권 강화 시점도 불투명
2026-04-08 06:00:00 2026-04-0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6일 16: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롯데렌탈(089860)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쏘카(403550) 지분 추가 인수 계획이 법적 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표류하고 있다. 특히 인수 대금으로 선지급된 수백억원대 자금이 주식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재무제표상 선급금 항목에 장기간 묶이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축소된 국면에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롯데렌탈)
 
선급금 계정에 묶인 쏘카 지분 취득예정 자금 661억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SK(003600)로부터 쏘카 지분 293만 6225주를 취득하려던 계획이 GS(078930)칼텍스의 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전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렌탈이 이미 지급한 2차 매매대금 661억원이 현재 재무제표상 '선급금'으로 분류돼 묶여 있는 상태다.
 
당초 롯데렌탈은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 지분을 확대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기존 렌터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롯데렌탈은 이미 쏘카의 주요 주주로서 입지를 다져왔으며, 이번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확고한 경영권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GS칼텍스가 SK와 체결했던 기존 계약상의 우선매수권 등을 근거로 주식 양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모든 절차가 멈춰 섰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산 운용 효율성 저하다. 661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이 실질적인 의결권이나 배당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자산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장기간 선급금이라는 비생산적 계정항목에 묶인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선급금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기 전 미리 지급한 돈으로, 상대방의 계약 이행이 늦어지거나 법적 문제로 소유권 이전이 지연될수록 그 기회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주요 리스크 요인이다.
 
이 같은 자산 표류는 롯데렌탈의 최근 악화된 재무흐름과 맞물려 우려를 더하고 있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6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 말 기준 4506억원과 비교했을 때 1년 만에 42.2%나 급감한 수치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과는 별개로 가용 가능한 보유현금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661억원이라는 자금이 법적 분쟁으로 묶인 점은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회사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롯데렌탈의 이러한 유동성 감소는 이번 선급금 문제뿐만 아니라 차량 구입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 등 투자활동으로 현금유출이 지속된 결과이기도 하다. 롯데렌탈의 투자활동현금흐름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지난해 -5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372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된 규모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다. 
 
렌탈자산인 차량 취득에만 1조 8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투입되는 구조적 특성상 투자 지출이 막대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쏘카 지분 취득을 위한 661억원의 선급금과 단기금융상품 취득액 765억원 등이 추가로 얹어지며 전체적인 현금부담을 가중시켰다.
 
만약 661억원이 예정대로 주식으로 전환됐다면 지분법 이익이나 경영권 프리미엄 등의 자산으로 환산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단순 예치금 성격으로 재무제표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선급금에 묶여 늘어나는 기회비용
 
이로 인해 롯데렌탈이 그간 강조해 온 '모빌리티 플랫폼 전환'이라는 중장기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렌탈은 회사의 방대한 차량관리 인프라 및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쏘카의 고도화된 플랫폼 운영역량을 결합해 단순 렌터카 기업을 넘어선 '풀 스택(Full-stack)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특히 자회사인 그린카와의 시너지를 넘어 쏘카와의 협력을 통해 카셰어링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위를 확보하려 했지만, 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강화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러한 전략 실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렌탈 입장에서는 쏘카 지분 2차 인수가 마무리돼야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서 이사회 및 경영 참여를 통한 사업 결합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GS칼텍스와 SK 간의 법적 공방 결과와 법원의 최종 판단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GS칼텍스가 제기한 본안 소송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661억원은 계속해서 재무제표상 '미결제자산'으로 남게 되며, 이는 롯데렌탈이 향후 추진할 수 있는 다른 신규 투자나 설비확충 등을 위한 투자금 마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이 이 같은 법적 리스크를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고 쏘카와의 결합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재무지표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는 하지만, 현금성자산의 급격한 감소와 대규모 선급금 발생은 적지 않은 재무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롯데렌탈의 비즈(Biz) 렌탈 부문 등 비자동차 사업 분야에서의 투자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선급금으로 묶인 자금의 기회비용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산업기계 및 고소장비 등 렌탈 자산 취득을 위해 꾸준히 현금을 지출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이에 대해 롯데렌탈 측에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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