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강행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진퇴 기로에 섰습니다. 국민의힘은 금명간 의원총회를 열고 재신임 표결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로 했는데요. 결전의 날을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연일 정면충돌하며, 제1야당이 사실상 심리적 분당 사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책임'보다 '남 탓'…의총 끝나자 장외 설전
국민의힘 관계자는 3일 "4일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나 다음날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뜻을 묻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늦어도 이번주 내로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표결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뜻입니다. 이번 의총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일에도 한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해법을 찾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친한계가 정면충돌했는데요. 본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의원총회는 4시간 만에 종료됐습니다. 날 선 공방은 온라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책임'보단 '남 탓'을 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양측 간 충돌은 이날에도 이어졌습니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광한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친 후 저에게 손가락질하며 '야 인마, 너 나와'라고 뒷골목에서나 들을 수 있는 도발적인 발언을 해 그냥 있을 수 없어 따라 나가 강하게 항의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앞서 조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공개 의원총회 당시의 상황을 적어놓은 것을 반박한 것입니다.
당권파인 조 최고위원은 전날 정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며 "원내대표실의 참석 요청에 따라 한 전 대표 제명에 찬성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의총에 참석했다"며 "발언 뒤 정성국 의원 자리로 가서 '나하고 나가서 얘기 좀 합시다' 했더니 정 의원은 눈을 부라리면서 '어디서 감히 의원에게'라고 반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이가 열 살 이상 많은 제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친윤계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등판했습니다. 이날 페이스북에 "소장파의 칼이 한동훈과 친한계를 찔렀다"며 "수사 요구? 차마 당내 사건을 경찰에 넘기지 못했던 지도부 입장에서는 너무 고마운 제의"라며 "이제 IP 공개로 진짜 미국에 있는 딸과 80살이 넘은 장인어른이 악플을 달았는지, 아니면 누가 명의도용을 했는지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도 조 최고위원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정 의원이 조 최고위원에게 보인 안하무인의 무례한 작태를 우리 원외당협위원장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한다"며 "열세 살 차이 나는 인생 선배이자 당의 어른인 조 최고위원에게 보인 무례함은 인격적 수준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출구 안 보이는 갈등…거취 표명 압박
양측 간 갈등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날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임이자 의원은 '전 당원 재신임 투표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재신임이 된다면 지도부가 힘을 얻어갈 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임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당 지도부를 흔들면 안 된다"며 "100% 수용 전제로 장동혁 지도부 재신임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안은 매우 단순하다. 결과에 따라 모두가 하나 돼 지방선거 승리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재신임 투표든 개혁 방안이든 당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볼 수 있는 작업도 필요하지 않나"라며 "결과적으로 사퇴를 하느냐 안 하느냐도 당원들이 뽑은 당대표가 정치적 결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친한계는 재신임 투표가 아닌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박정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요구한 건 장동혁 대표의 사퇴지 재신임이 아니다"라며 "장 대표가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전직 최고위원의 당적을 박탈하고, 당에 절반 가까운 지지층을 가진 핵심 당원을 헌법이 금지한 연좌제로 제명한 순간 이미 당을 대표할 자격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퇴 기로에 선 장 대표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그는 전날 "경찰 수사를 통해 당원 게시판 의혹을 털고 가겠다"며 "수사를 통해 징계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앞서 시민단체 고발로 서울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한 것과 함께 당 차원의 추가 수사 의뢰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송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통한 출구 전략 찾기에 나선 것도 양측의 퇴로 없는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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