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관세부터 희토류까지, 대한민국이 주요 2개국(G2) 패권 전쟁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로 막아낸 관세는 다시 25% 인상을 압박받고 있고, 한·중 관계 훈풍 속에 다시 희토류로 미·중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서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이재명정부의 미·중 관계 관리가 다시 새로운 시험대에 설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린 '맥도날드 임팩트 서밋'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확답 없는 '관세'…대중 견제 '선봉장'
8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대미 관세 25% 인상 저지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귀국했습니다. 조 장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 한·미 무역 협정 이행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전달했지만 미국 측의 '철회'나 '유예'에 대한 확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에 대해 "시간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관보 게재 작업까지 실무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미국이 관세를 뒤집은 건 한국이 처음으로, 자칫 관세 인상에 따라 자동차·원전·조선 산업은 물론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영역에까지 여파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산업·통상·외교 수장까지 미국을 연달아 방문하며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위기관리에 역부족인 상황인 셈입니다.
여기에 쿠팡 사태 등까지 겹치면서 비관세장벽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조 장관은 그리어 대표로부터는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문제까지 제기받았습니다.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사이 이재명정부에는 또 하나의 딜레마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협의체인 '포지(FORGE·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를 출범시켰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출범했던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를 재편한 것으로 55개국의 참여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는 희토류, 리튬, 니켈 망간 등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무역 블록으로 강력한 대중 견제 수단입니다. 한국은 MSP 초창기 멤버로 자동 참가국이 됐는데, 포지의 초대 의장국까지 맡게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기적 관점서 전략적 대응해야"
우리 정부는 미·중 사이에 '샌드위치' 된 상황을 우선 절차대로 풀어간다는 방침입니다. 관세 문제에 있어 정부는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을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장관급에서 대면·화상 접촉을 통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서로 생각하는 투자 분야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가 사실상 대미 투자의 '속도'에 있는 만큼 실무 협의 채널을 가동하겠다는 겁니다. 조 장관도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미 합의) 이행 의지가 확고하며, 일부러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거나 그런 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면서 "한·미 통상 합의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내부 동향을 공유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실상 우리 정부는 미·중 패권전쟁에 있어 다시 새로운 시험대에 선 셈인데요.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의 상황은 단순히 정부 관계자가 가서 문제를 타결할 수 있는 사안을 넘어섰다"며 "우리가 앞으로 미국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적 판단과 지향점이 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도 한·미 관계 전반을 흔들 수는 없기 때문에 (관세 문제는) 절차에 따라서 조용하게 대응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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