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미군의 이란 공습 등 군사작전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AI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엔트로픽이 개발한 AI 모델 '클로드'가 미국의 대 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에 성공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실제 산업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개입할 만큼 역할 역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기존 강자로 여겨졌던 챗GPT와 제미나이 경쟁에 클로드까지 가세하면서, AI 시장의 각축전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클로드, 다양한 군사작전 시나리오 분석…대 이란 작전서 두각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 이란 군사작전에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가 활용됐습니다. 미군 기밀 네트워크 일부에 통합 운용돼 온 클로드는 다양한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업무를 지원하는데요.
미 국방부가 구체적인 사용 범위 등을 밝히지 않았지만, 클로드는 이번 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정보 분석과 목표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성 이미지, 신호 정보, 소셜미디어(SNS) 데이터 등 방대한 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해 목표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도출하고,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클로드가 활용됐다는 것이죠.
이번 사례는 AI 기술이 실제 군사작전의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활용되는 단계까지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동시에 AI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 경쟁이 산업 영역을 넘어 군사와 정치 영역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AI의 군사 활용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엔트로픽 간 갈등도 확산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미국 정부는 군의 AI 모델 사용과 관련한 안전장치 철회를 요구했으나, 엔트로픽은 대규모 감시, 인간 개입 없이 작동하는 무기 개발에 모델이 활용될 수 없는 입장을 밝힌 건데요.
이에 미국 정부는 엔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자 구글 직원 약 830명과 오픈AI 직원 약 100명 등 약 900명은 온라인 공개서한에 서명하며 AI를 대규모 감시 시스템이나 자율 살상 무기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서비스 경쟁을 넘어 AI의 군사 활용과 윤리 문제, 정치적 갈등까지 얽힌 복합적인 경쟁 구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군사작전에서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AI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며 "위성 정보나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목표 설정과 공격 시점, 작전 방식까지 의사결정 지원에 활용될 수 있으며 드론이나 로봇과 결합하면 전쟁 수행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로드, 국내 MAU 26만명 돌파
클로드의 영향력 확대 조짐도 포착됩니다. 4일 기준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클로드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6만8727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전월 이용자 수인 15만8136명보다 1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인데요. 국내에서 클로드의 월 이용자가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클로드는 비교적 보수적이면서도 정확성을 강조한 응답 구조로 이뤄진 것이 특징인데요. 이에 개발자, 연구원, 전문 직군 사용자들 간에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미국 국방부 등 공공 분야에서의 활용 사례가 알려지며 신뢰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주효했습니다.
한편 기존 AI 강자로 여겨지는 챗GPT는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챗GPT의 지난 2월 MAU는 1446만3987명으로 전달 대비 약 16만명 증가했습니다. 여전히 시장 규모 측면에서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이용자 증가 속도가 과거보다는 다소 둔화된 모습입니다. 아울러 구글의 AI 서비스 제미나이의 경우 지난달 국내 MAU가 11만6393명으로 전달(12만3647명)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성엽 교수는 "최근 AI 시장은 챗GPT와 제미나이 중심에, 클로드 등 새로운 모델이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여러 기업이 동시에 경쟁하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향후 일부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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